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내맘대로 쓰기2010. 11. 14. 17:59
"이병철이 누구냐?"하면 "삼성그룹의 창업자다"는 것 외에 크게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귀동냥으로 들은 야사 몇 편 정도 아는 게 고작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거인(巨人)에 대해 심할 정도로 너무 모르고 있었습니다.
사실, 아무리 큰 기업가라고 해도, 대개 바라보는 눈이 그리 곱지 않습니다. '정경 유착'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부정적 이미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병철에 대해 새롭게 조명한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머릿속의 부정적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특히 저자의 냉전적 사고가 묻어나는 표현이 매우 눈에 거슬립니다. 김두한, 하면 떠오르는 '억지 애국자'와 같이 묘사한 부분에서는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요정에서 모든 기생들을 불러모아 놓고, 일본인이 불러도 아무도 안 보냈는데, 이것이 술집에서나마 일제 하의 울분을 표현한 것이라는 둥...
그러나 책이, 그리고 한 사람의 생(生)이 어찌 제 입맛에 맞기만을 바라겠습니까? 군데군데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부분은 알아서 걸러 내고, 시대의 거인(巨人) 이병철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아나가는 것은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함께 살아간 - 아직 많은 사람이 현존해 있는 -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들의 창업주에 대한 읽을 거리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제 목 : 이병철 경영대전
부 제 :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지은이 : 홍하상
펴낸곳 : 바다출판사 (초판 출간일 2004.7.6 | 2004.7.19刊 초판 2쇄를 읽음) ₩12,800
이 책을 덮고 나니 여러 모로 이병철과 대비된다는 정주영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싶어졌습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 기간에도 넉넉한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지냈던 이병철에게서 느끼기 어려운 동질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사실, 지금 말씀드린 이것-- 일제 하에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밑천이 풍부한 상태에서 사업을 했다는 것--으로 인해 이병철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시대에 이런 사람이 어디 한 둘이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 나라의 최고 기업을 만들 수 있었던 힘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목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월요일 출근 길이 바빠,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접어 두었는 부분을 옮겨 적는 것으로 리뷰를 대신하겠습니다.
(은행 돈을 대출해 정미소를 차려 큰 돈을 벌고, 땅 200만 평의 대지주가 되었다가 일본의 전시체제 강화로 모든 것을 잃게 된 후)
"기업가에게는 항상 지난날에 겪은 일들을 돌이켜보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런 마음가짐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경험을 쌓는다 하더라도 살이 되고 피가 되지 않는 것이다." (p.53)
(중일전쟁이 한창일 때 3년간 칩거해 있으면서)
"자고로 성공에는 세 가지 요체가 있다. 운(運), 둔(鈍), 근(根)이 그것이다. 사람은 능력 하나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운을 잘 타야 하는 법이다. 때를 잘 만나야 하고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그러나 운을 잘 타고 나가려면 역시 운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일종의 둔한 맛이 있어야 한다. 운이 트일 때까지 벼텨내는 끈기와 근성이 있어야 한다."(p.71)
(설탕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 후)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러한 직관만이 아니라 직관에 따른 통찰을 실천에 옮기는 결단이다."(p.103)
(국산 모직을 만들기 위해 제일모직을 설립할 때 즈음, 국내외 냉담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공장을 짓고자 마음 먹고)
"가장 위험한 것은 처음부터 실패의 여지가 있다는 불안을 안고 착수하는 것이다. 100퍼센트의 자신감이 없으면 애초에 착수하지 말아야 한다. 마으목에 불안을 품은 채 착수하면 주저하여 전력투구를 못하게 된다. 배수진을 치고 백척간두에서 단호히 결행해도 예기치 못한 장애에 부딪치거늘, 하물며 출발부터 의심하고 망설이면 될 일도 안 되는 법이다."(p.120)
(한국비료를 만들 때 즈음, 일본 토고 도시오 도시바 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일이 되고 안되고는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집념이 모자라서이다."(p.195)
(정치가가 되려는 꿈을 포기하고)
"마상에서 천하를 잡을 수는 있으나, 천하를 다스리지는 못한다."(p.289)
(1986년 작고하기 1년 전, 용인자연농원의 살구동산에서)
"이렇게 좋은 살구동산에 꽃이 피면 장관이 됩니다. 그러나 좋은 꽃을 볼 수 있도록 관리하되 적어도 살구 판매를 통해서 적자는 면해야 합니다. 사업하는 사람이 적자를 내가면서 꽃구경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p.295)
(이병철의 인사 원칙에 대해 얘기하며)
"사람은 그릇의 크기만큼 일한다. 사장은 사장의 그릇이 있으며, 상무는 상무의 그릇이 있다. 사장의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을 사장에 앉혔을 경우에는 그 사람도 죽고 그 직책도 죽는다."(p.307)
(그가 치밀하게 일하는 스타일에 대한 항간의 비판에 대해)
"나더러 작은 일을 너무 챙기고 따진다고 한다. 그러나 작은 일을 할 줄 모르면 큰 일도 할 줄 모르는 법이다. 큰 일은 오히려 실수가 없는 법이다. 처음부터 충분히 준비를 하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작은 일을 소홀히 취급하는 동안에 큰 일을 그릋치게 되는 것이 인간의 일이다. 예를 들어 돼지 한 마리가 일본에서는 아홉 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한국에서는 여덟 마리밖에 낳지 못한다. 바로 이 한마리의 차이에 대한 원인규명이 되지 않으면 양돈 사업은 언젠가 무너진다. 천리제방이 개미구멍 하나 때문에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것이 바로 경영의 요체이다."(p.335)
(이병철이 자주 인용하는 말 중에서)
보보시도장(步步是道場) - '한 걸음 한 걸음이 인생' (p.367)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p.375)
사실, 아무리 큰 기업가라고 해도, 대개 바라보는 눈이 그리 곱지 않습니다. '정경 유착'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부정적 이미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병철에 대해 새롭게 조명한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머릿속의 부정적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특히 저자의 냉전적 사고가 묻어나는 표현이 매우 눈에 거슬립니다. 김두한, 하면 떠오르는 '억지 애국자'와 같이 묘사한 부분에서는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요정에서 모든 기생들을 불러모아 놓고, 일본인이 불러도 아무도 안 보냈는데, 이것이 술집에서나마 일제 하의 울분을 표현한 것이라는 둥...
그러나 책이, 그리고 한 사람의 생(生)이 어찌 제 입맛에 맞기만을 바라겠습니까? 군데군데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부분은 알아서 걸러 내고, 시대의 거인(巨人) 이병철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아나가는 것은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함께 살아간 - 아직 많은 사람이 현존해 있는 -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들의 창업주에 대한 읽을 거리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제 목 : 이병철 경영대전
부 제 :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지은이 : 홍하상
펴낸곳 : 바다출판사 (초판 출간일 2004.7.6 | 2004.7.19刊 초판 2쇄를 읽음) ₩12,800
이 책을 덮고 나니 여러 모로 이병철과 대비된다는 정주영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싶어졌습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 기간에도 넉넉한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지냈던 이병철에게서 느끼기 어려운 동질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사실, 지금 말씀드린 이것-- 일제 하에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밑천이 풍부한 상태에서 사업을 했다는 것--으로 인해 이병철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시대에 이런 사람이 어디 한 둘이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 나라의 최고 기업을 만들 수 있었던 힘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목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월요일 출근 길이 바빠,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접어 두었는 부분을 옮겨 적는 것으로 리뷰를 대신하겠습니다.
(은행 돈을 대출해 정미소를 차려 큰 돈을 벌고, 땅 200만 평의 대지주가 되었다가 일본의 전시체제 강화로 모든 것을 잃게 된 후)
"기업가에게는 항상 지난날에 겪은 일들을 돌이켜보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런 마음가짐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경험을 쌓는다 하더라도 살이 되고 피가 되지 않는 것이다." (p.53)
(중일전쟁이 한창일 때 3년간 칩거해 있으면서)
"자고로 성공에는 세 가지 요체가 있다. 운(運), 둔(鈍), 근(根)이 그것이다. 사람은 능력 하나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운을 잘 타야 하는 법이다. 때를 잘 만나야 하고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그러나 운을 잘 타고 나가려면 역시 운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일종의 둔한 맛이 있어야 한다. 운이 트일 때까지 벼텨내는 끈기와 근성이 있어야 한다."(p.71)
(설탕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 후)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러한 직관만이 아니라 직관에 따른 통찰을 실천에 옮기는 결단이다."(p.103)
(국산 모직을 만들기 위해 제일모직을 설립할 때 즈음, 국내외 냉담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공장을 짓고자 마음 먹고)
"가장 위험한 것은 처음부터 실패의 여지가 있다는 불안을 안고 착수하는 것이다. 100퍼센트의 자신감이 없으면 애초에 착수하지 말아야 한다. 마으목에 불안을 품은 채 착수하면 주저하여 전력투구를 못하게 된다. 배수진을 치고 백척간두에서 단호히 결행해도 예기치 못한 장애에 부딪치거늘, 하물며 출발부터 의심하고 망설이면 될 일도 안 되는 법이다."(p.120)
(한국비료를 만들 때 즈음, 일본 토고 도시오 도시바 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일이 되고 안되고는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집념이 모자라서이다."(p.195)
(정치가가 되려는 꿈을 포기하고)
"마상에서 천하를 잡을 수는 있으나, 천하를 다스리지는 못한다."(p.289)
(1986년 작고하기 1년 전, 용인자연농원의 살구동산에서)
"이렇게 좋은 살구동산에 꽃이 피면 장관이 됩니다. 그러나 좋은 꽃을 볼 수 있도록 관리하되 적어도 살구 판매를 통해서 적자는 면해야 합니다. 사업하는 사람이 적자를 내가면서 꽃구경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p.295)
(이병철의 인사 원칙에 대해 얘기하며)
"사람은 그릇의 크기만큼 일한다. 사장은 사장의 그릇이 있으며, 상무는 상무의 그릇이 있다. 사장의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을 사장에 앉혔을 경우에는 그 사람도 죽고 그 직책도 죽는다."(p.307)
(그가 치밀하게 일하는 스타일에 대한 항간의 비판에 대해)
"나더러 작은 일을 너무 챙기고 따진다고 한다. 그러나 작은 일을 할 줄 모르면 큰 일도 할 줄 모르는 법이다. 큰 일은 오히려 실수가 없는 법이다. 처음부터 충분히 준비를 하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작은 일을 소홀히 취급하는 동안에 큰 일을 그릋치게 되는 것이 인간의 일이다. 예를 들어 돼지 한 마리가 일본에서는 아홉 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한국에서는 여덟 마리밖에 낳지 못한다. 바로 이 한마리의 차이에 대한 원인규명이 되지 않으면 양돈 사업은 언젠가 무너진다. 천리제방이 개미구멍 하나 때문에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것이 바로 경영의 요체이다."(p.335)
(이병철이 자주 인용하는 말 중에서)
보보시도장(步步是道場) - '한 걸음 한 걸음이 인생' (p.367)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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