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병과 경계성 성격장애
내맘대로 쓰기2010. 2. 22. 05:07
'내 머릿속의 지우개'와 '얼굴 없는 미녀'의 어설픈 정신병리
한참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 지우개는 기억이라는 글자와 이미지들을 하나씩 지우는 매개체다. 병으로 표현하면 알츠하이머병 (Alzheimer's disease)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손예진(김수진 역)은 정우성(최철수 역)에 대한 기억과 사랑도 하나씩 지워가야 한다. 여기에 한때 가슴 아프게 좋아했던 유부남과 현재 오직 하나뿐인 사랑 최철수를 혼동한다. 또한 그들에 대한 기억이 서로 뒤엉켜 버린다. 머릿속에 알츠하이머라는 지우개가 들어앉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들은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기보다는 해리성 기억 상실증(dissociative amnesia)일 뿐이다.
해리성 기억 상실증은 특정한 기간이나 특정인물 사건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은 특성을 보인다. 충격으로 빚어지는 부분 기억상실은 대개 드라마에서 자주 애용되어 왔고 얼마 전 시작한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함께>에도 등장했다. 전반적인 기억 상실의 경우에는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예 인식을 못한다. 그렇지만 밥을 먹고 자는 등 생활 일상에는 장애가 없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은 단지 날짜나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을 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파탄적인 인격 상실, 심각한 우울증, 격심한 돌출 행동 등 많은 중증들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정작 중요한 점은 인식 구조, 인지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된다는 사실이다. 사물이나 대상을 아예 인식 못하는 증상이 일어난다. 뇌 구조가 망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 손예진은 너무나 아름답게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을 하나씩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지워가야 하는 슬픈 운명의 주인공일 뿐이다. 정작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진지한 묘사는 부족하고 아름다움만을 남겼다. 해리성 기억 상실증(dissociative amnesia)에서 전체 기억 상실의 증상만이 도드라진다. 이럴 때 그 병으로 인한 고통과 환자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작위적인 지엽적 묘사와 부족은 <얼굴 없는 미녀>에도 등장한다. 얼마 전에 m.net 연예 뉴스에서는 영화 속 캐릭터 중에 김혜수를 B형 성격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누드장면이 화제가 되었던 <얼굴 없는 미녀>에서 지수라는 인물형은 B형과는 전혀 관계없다. 경계성 성격 장애 환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지수역의 김혜수는 경계성 성격장애환자인지 의심스럽다. 말이 경계성 성격 장애 환자이지 그냥 조증과 울증이 괴팍스럽게 반복되는 이상성격이기 때문이다.
경계성 성격 장애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일수록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개 이러한 원인은 버려짐에 대한 공포가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평가하고 인정하는가에 매우 민감하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밝고 경쾌하게 잘해 주는 동기로 작용한다.
그리고 화나는 일이 있어도 참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래서 갑자기 우울해지고 변덕을 부린다. 화를 쌓아놓았다가 폭발시키므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인정을 받지 못하니 돌출 행동과 인정을 받는 이들에 대한 이간질의 행동이 일어나고 심각한 시기, 질투가 있게 된다.
하지만 <얼굴 없는 미녀>에는 이러한 정신 병리 증상에 대한 논리적 배경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이상 행동만이 나열된다.
많은 드라마나 영화들이 이상심리나 정신 병리적인 행동을 다루지만 이렇듯 본질적인 부분을 삭제하거나 마음대로 잘라내어 포장해왔다. 작품에 따라서는 흥미있는 부분만을 따내어 본질적인 부분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아왔던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 때 역사의 해석에는 사실 여부보다 상상력이 더 필요하다는 논리가 이상 심리나 병리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에도 상상력만이 중요할 뿐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당장에 병으로 고통 받거나 그 와중에 있는 사람, 주변인들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 심리를 그런대로 의미있게 다룬 <굿 윌 헌팅>이나 <뷰티풀 마인드>, <레인 맨>이 새삼 그리워진다.
글·김헌식(문화비평가)
한참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 지우개는 기억이라는 글자와 이미지들을 하나씩 지우는 매개체다. 병으로 표현하면 알츠하이머병 (Alzheimer's disease)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손예진(김수진 역)은 정우성(최철수 역)에 대한 기억과 사랑도 하나씩 지워가야 한다. 여기에 한때 가슴 아프게 좋아했던 유부남과 현재 오직 하나뿐인 사랑 최철수를 혼동한다. 또한 그들에 대한 기억이 서로 뒤엉켜 버린다. 머릿속에 알츠하이머라는 지우개가 들어앉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들은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기보다는 해리성 기억 상실증(dissociative amnesia)일 뿐이다.
해리성 기억 상실증은 특정한 기간이나 특정인물 사건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은 특성을 보인다. 충격으로 빚어지는 부분 기억상실은 대개 드라마에서 자주 애용되어 왔고 얼마 전 시작한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함께>에도 등장했다. 전반적인 기억 상실의 경우에는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예 인식을 못한다. 그렇지만 밥을 먹고 자는 등 생활 일상에는 장애가 없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은 단지 날짜나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을 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파탄적인 인격 상실, 심각한 우울증, 격심한 돌출 행동 등 많은 중증들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정작 중요한 점은 인식 구조, 인지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된다는 사실이다. 사물이나 대상을 아예 인식 못하는 증상이 일어난다. 뇌 구조가 망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 손예진은 너무나 아름답게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을 하나씩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지워가야 하는 슬픈 운명의 주인공일 뿐이다. 정작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진지한 묘사는 부족하고 아름다움만을 남겼다. 해리성 기억 상실증(dissociative amnesia)에서 전체 기억 상실의 증상만이 도드라진다. 이럴 때 그 병으로 인한 고통과 환자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작위적인 지엽적 묘사와 부족은 <얼굴 없는 미녀>에도 등장한다. 얼마 전에 m.net 연예 뉴스에서는 영화 속 캐릭터 중에 김혜수를 B형 성격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누드장면이 화제가 되었던 <얼굴 없는 미녀>에서 지수라는 인물형은 B형과는 전혀 관계없다. 경계성 성격 장애 환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지수역의 김혜수는 경계성 성격장애환자인지 의심스럽다. 말이 경계성 성격 장애 환자이지 그냥 조증과 울증이 괴팍스럽게 반복되는 이상성격이기 때문이다.
경계성 성격 장애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일수록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개 이러한 원인은 버려짐에 대한 공포가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평가하고 인정하는가에 매우 민감하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밝고 경쾌하게 잘해 주는 동기로 작용한다.
그리고 화나는 일이 있어도 참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래서 갑자기 우울해지고 변덕을 부린다. 화를 쌓아놓았다가 폭발시키므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인정을 받지 못하니 돌출 행동과 인정을 받는 이들에 대한 이간질의 행동이 일어나고 심각한 시기, 질투가 있게 된다.
하지만 <얼굴 없는 미녀>에는 이러한 정신 병리 증상에 대한 논리적 배경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이상 행동만이 나열된다.
많은 드라마나 영화들이 이상심리나 정신 병리적인 행동을 다루지만 이렇듯 본질적인 부분을 삭제하거나 마음대로 잘라내어 포장해왔다. 작품에 따라서는 흥미있는 부분만을 따내어 본질적인 부분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아왔던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 때 역사의 해석에는 사실 여부보다 상상력이 더 필요하다는 논리가 이상 심리나 병리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에도 상상력만이 중요할 뿐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당장에 병으로 고통 받거나 그 와중에 있는 사람, 주변인들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 심리를 그런대로 의미있게 다룬 <굿 윌 헌팅>이나 <뷰티풀 마인드>, <레인 맨>이 새삼 그리워진다.
글·김헌식(문화비평가)
'내맘대로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선물의 의미 (0) | 2010.02.22 |
|---|---|
| 완벽한 개인주의는 결혼의 최대 적 (0) | 2010.02.22 |
| 노화방지를 위해 꼭 먹어야하는 식품 삼총사 (0) | 2010.02.22 |
| 나이 든 여성들 꼭 알자 `출산 5계명` (0) | 2010.02.22 |
| 아내 저버린 CEO는 주주도 배신한다? (0) | 2010.02.22 |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