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넘효과(Barnum Effect)와 냉독술(Cold Reading)

내맘대로 쓰기|2010. 11. 14. 16:18
1988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일정을 점성술사가 조정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이 쏟아졌다. 이때 영부인 낸시가 '나의 행위'(1989년) 라는 책을 지어 대통령과 자신을 변호하고 나섰다.

낸시는 자신의 행위를 "해를 막기 위한 어떤 것"이라며 "로니(로널드)가 다시 총격을 당하는 것을 막고, 항상 이런 걱정에 사로잡혀 사는 나의 사적인 프로젝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레이건도 낸시를 감싸며 "당신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모든 것이 괜찮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인간적인 동정심에 호소한 이 변호가 얼마나 먹혀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이것이 정당했다면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굿판까지 벌일 수 있다는 심리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결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으나 대통령이 고심하는 문제를 알 수 있는 위치의 그녀가 점성술사의 자문을 얻어 넌지시 알려주지 않았으리라는 법도 없다.

케임브리지대학의 노벨상 수상자 막스 페루츠 교수는 1989년 '과학은 필요한가?'에서 레이건 대통령 부부의 사례를 들며 점쟁이를 믿는 이유를 "과학의 법칙을 모른 채 과학과 기술의 성취에만 익숙해 있다"라고 표현했다.

교육에서 과학과 기술이 나온 근본인 참을 추구하는 방법, 즉 과학적 방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온갖 첨단 과학을 다 소개하는 우리의 방송이 단골 초정상 프로그램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과학적 물음과 검증법조차 갖다대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 준다.

이 글을 읽고 유명 점쟁이를 찾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기가 막히게 잘 맞히던데"라고 점쟁이의 능력을 추켜세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고 부르는 인간의 심리가 한 몫을 한 때문이다.

점쟁이가 이것저것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애매한 일반적인 말과 구체적인 말을 함께 해줄 때에 구체적인 말의 부정확성을 깨닫지 못한 채 일반적인 말을 자신이나 알고 있는 사람에 해당된다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점쟁이는 고객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고객의 외모로부터 상당한 정보를 알아낸다.

냉독술(cold reading)에 정통한 점쟁이는 옷차림만 보아도 사회적, 경제적 수준을 파악하고, 보수적인지 외향적인지 성격적 특징도 알아낸다. 마주한 다음에는 사랑, 건강, 경제, 가정 등 인간 문제와 관련된 일반적인 말을 나열하며 구체적인 말을 던져 고객의 반응을 살핀다.

바넘 효과를 활용한 이 과정에서 점쟁이는 최소한의 고객의 신뢰를 확보한다.

더욱이 일반적인 말이 자신이나 알고 있는 사람의 일이라고 믿는 정도는 점쟁이에 대한 신뢰성이 강하면 커지기 때문에 유명 점쟁이일수록 확실한 점수를 딸 수 있다. 게다가 유명 점쟁이일수록 고객 스스로 속마음을 들어내도록 하는 꾀임수에 능하다. 매 순간 점쟁이는 고객이 의식하지 않고 내 보인 마음을 그대로 고객에게 되돌려 준다.

결국 고객은 점쟁이로부터 들은 자신만의 일이 사실은 자신이 알려준 것이라는 것을 의식 못한 채, 점쟁이가 용하다는 믿음을 갖고 그리고 미래에 일어날 일과 조언을 확신하며 점집을 나선다.

이러한 학술적 해석이 정확한지 점쟁이를 찾았던 기억을 되살려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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