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그룹은 부실기업 살리기의 귀재
좋은기사 모음2010. 11. 24. 00:47
한글과컴퓨터ㆍ삼안 등 인수해 회생시켜… 기존의 기업 문화 존중하고 직원 기 살려
“한글과컴퓨터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하는 국산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점에선 국민기업이지만, 경영적인 측면에선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닙니다.” 2003년 5월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은 한글과컴퓨터(한컴)의 최대 주주로 경영권을 획득하면서 주인 있는 회사로 되살리겠다는 걸 이렇게 표현했다. 프라임그룹은 서울 구의동에 복합쇼핑몰인 테크노마트를 세워 이름을 알린 회사다.
한컴은 최초의 한글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인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회사로 1세대 벤처의 대표적 기업이다. 한컴은 1998년 외환위기로 첫 번째 위기를 맞았지만 MS가 인수하려 하자 ‘토종 소프트웨어 회사를 살리자’는 국민주 운동이 일어나 살아났다. 하지만 2000~2002년 3년 연속 매년 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등 또 다시 어려움에 빠졌다. 누적 적자만 860억원에 달했다.
그 와중에 2003년엔 부실경영의 책임을 두고 경영권 분쟁까지 일어났다. 그때 프라임그룹이 혜성처럼 나타나 경영권을 인수했다. 한컴 직원들은 “도대체 프라임그룹이 뭐 하는 회사냐” “투자 이익만 챙겨서 먹고 튀려는 수작이 아니냐” “점령군이 몰려와 직원이 물갈이되고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거 아니냐”고 쑥덕거렸다.
하지만 한컴 직원의 예상과 달리 프라임그룹은 백종진 사장과 재무담당 임·직원만 그룹에서 보냈다. 백종헌 회장의 동생인 백종진 사장을 투입한 것은 한컴을 주인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였다.
백 사장은 취임 후에 한컴의 논현동 사옥을 매각하고 증자를 통해 그룹의 자금 지원을 받아 부채를 정리하고 무차입 경영에 나섰다. 2002년 말 336억원에 달했던 부채는 2003년 말 69억원으로 줄었다. 40여개 벤처 기업에 방만하게 했던 지분 투자도 정리했다. 재무적인 구조조정 외에는 기존 한컴 직원의 기(氣)를 살려주고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개발자에게 일임했다. 한컴의 초창기 멤버 중 한 명인 양왕성 기술본부 이사는 “10년 전부터 오피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었지만 그룹 인수 후에야 만들 수 있었다”며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던 경영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회사 매출을 한글 프로그램에 의존하던 데서 탈피해서 종합 소프트웨어 패키지인 한컴 오피스, 개방형 운영체계인 리눅스 등으로 수익원을 다양화했다. 또 15개국의 언어가 지원되고 어떤 운영체계에도 사용이 가능한 싱크프리 오피스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한컴은 프라임그룹이 인수한 첫해인 2003년 매출 183억원에 순이익 43억원을 올려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한컴은 3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매출은 작년 360억원으로 늘었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이 있다’는 원칙도 확립했다. 백 사장은 ‘흑자를 내면 발리에 데리고 간다’는 약속을 했고 실제 흑자가 나자 전 직원이 발리로 해외 워크숍을 떠났다.
프라임그룹의 독특한 부실기업 살리기 방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라임그룹은 한컴뿐 아니라 설계·감리회사인 삼안, 금융회사인 프라임상호저축은행 등 망해가는 기업을 인수해 살려냈다. 특히 회사 인수 후에 점령군처럼 자사의 문화를 강제하고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룹에서 소수의 인원만 파견해서 채무 조정에 주력하고 기존 기업의 문화를 존중하고 직원의 기를 살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연간 수주 규모 2000억원으로 현재 설계·감리 업계 1위 기업인 삼안(구 삼안건설기술공사)은 1998년 프라임그룹이 인수할 당시만 해도 수주 규모 430억원의 업계 5위에 불과했다. 삼안은 당시 기아의 계열사였는데, 기아자동차가 외환위기로 부도를 맞자 회사가 어려워졌다.
백종헌 회장은 삼안을 인수하면서 직원이 500여명인 회사에 사장과 재무담당 임원만 파견했다. 백 회장은 인수 당시 국내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모였다는 자부심이 강했던 삼안 직원의 기를 꺾지 않기 위해 “대주주지만 배당은 안 받겠다. 회사 일은 엔지니어들이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 프라임그룹은 대신 삼안의 연구소와 전산망을 확충하고 인력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삼안의 직원은 현재 1300여명으로 늘었다. 삼안의 당기순이익은 1998년 4억원에서 작년 80억원으로 20배 성장했다. 설계와 감리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기업인 삼안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J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 청계천 복원 공사 2공구 등 대형 프로젝트의 설계를 맡아 왔다.
프라임상호저축은행의 전신인 서은상호신용금고는 지금은 하나은행에 인수된 서울은행의 자회사였다. 프라임그룹의 인수 되던 1998년 수신고 927억원에 당기순손실 115억원을 기록했다. 외환위기로 경영이 어려웠던 서울은행은 1998년 떠넘기다시피 프라임그룹에 인수해줄 것을 부탁했다. 프라임그룹은 인수 후 대표이사 등 4명을 그룹에서 보냈다. 김선교 프라임상호저축은행 대표는 “인수할 당시 대출의 절반 이상이 이자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담보로 잡았던 부동산을 싸게라도 팔아 치우고 대출처를 다변화해 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노조와 합의로 53명이던 직원도 33명으로 줄였다. 1999년엔 주식투자에 나서 60억원 이상을 벌어 숨통이 트였다.
2000년 15억원의 흑자를 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프라임상호저축은행은 작년 수신고 4723억원에 31억원의 순익을 냈다. 여의도 한 곳이던 지점도 현재 논현동, 명동, 테크노마트 등 3곳이 추가됐다.
프라임그룹은 기업 인수뿐만 아니라 본업인 부동산 개발 사업도 남이 기피하는 투자대상을 찾아 과감하게 인수해서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2001년엔 경기도 광명의 광명시장 부지를 매입해 복합 쇼핑몰인 크로앙스를 세웠다. 광명시장 부지는 1995년 대형 화재로 잿더미가 됐지만 지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개발업자들이 손을 대지 못하는 곳이었다. 프라임그룹은 지주들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2002년엔 명동의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옛 코스모스백화점을 법원 경매에서 낙찰받아 종합 쇼핑몰인 ‘아바타몰’로 리모델링했다. 3개 층을 증축해서 꼭대기 층에 복합영화관을 유치했다. 옛 코스모스백화점은 운영주의 잇따른 도산과 폐업 등으로 투자기피 대상이었고, 임대 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한 임대상인도 골칫거리였다. 프라임그룹은 우선적으로 임대보증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줘 문제를 해결했다.
프라임그룹의 경영 철학은 중국의 법가 사상의 하나인 ‘형명참동 신상필벌(形名參同 信賞必罰)’로 요약된다. 말과 실제의 공로를 비교해서 부합하면 상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벌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인수한 기업에 목표만 줄 뿐 간섭은 최소화하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보상을 한다는 철학으로 이어진다.
프라임그룹은 이를 위해 ‘3·3·3·1 제도’를 도입했다. 3·3·3·1 제도란 1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면 수익의 30%는 재투자, 30%는 주주배당, 30%는 직원 인센티브로 할당하고 나머지 10%는 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이다. 백종헌 회장은 “인수를 결심했던 회사는 모두 내재적인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일하기 좋은 여건과 목표만 설정해 주고 나머지 경영은 책임자에게 맡기니 기대 이상의 경영 성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하는 국산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점에선 국민기업이지만, 경영적인 측면에선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닙니다.” 2003년 5월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은 한글과컴퓨터(한컴)의 최대 주주로 경영권을 획득하면서 주인 있는 회사로 되살리겠다는 걸 이렇게 표현했다. 프라임그룹은 서울 구의동에 복합쇼핑몰인 테크노마트를 세워 이름을 알린 회사다.
한컴은 최초의 한글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인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회사로 1세대 벤처의 대표적 기업이다. 한컴은 1998년 외환위기로 첫 번째 위기를 맞았지만 MS가 인수하려 하자 ‘토종 소프트웨어 회사를 살리자’는 국민주 운동이 일어나 살아났다. 하지만 2000~2002년 3년 연속 매년 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등 또 다시 어려움에 빠졌다. 누적 적자만 860억원에 달했다.
그 와중에 2003년엔 부실경영의 책임을 두고 경영권 분쟁까지 일어났다. 그때 프라임그룹이 혜성처럼 나타나 경영권을 인수했다. 한컴 직원들은 “도대체 프라임그룹이 뭐 하는 회사냐” “투자 이익만 챙겨서 먹고 튀려는 수작이 아니냐” “점령군이 몰려와 직원이 물갈이되고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거 아니냐”고 쑥덕거렸다.
하지만 한컴 직원의 예상과 달리 프라임그룹은 백종진 사장과 재무담당 임·직원만 그룹에서 보냈다. 백종헌 회장의 동생인 백종진 사장을 투입한 것은 한컴을 주인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였다.
백 사장은 취임 후에 한컴의 논현동 사옥을 매각하고 증자를 통해 그룹의 자금 지원을 받아 부채를 정리하고 무차입 경영에 나섰다. 2002년 말 336억원에 달했던 부채는 2003년 말 69억원으로 줄었다. 40여개 벤처 기업에 방만하게 했던 지분 투자도 정리했다. 재무적인 구조조정 외에는 기존 한컴 직원의 기(氣)를 살려주고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개발자에게 일임했다. 한컴의 초창기 멤버 중 한 명인 양왕성 기술본부 이사는 “10년 전부터 오피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었지만 그룹 인수 후에야 만들 수 있었다”며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던 경영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회사 매출을 한글 프로그램에 의존하던 데서 탈피해서 종합 소프트웨어 패키지인 한컴 오피스, 개방형 운영체계인 리눅스 등으로 수익원을 다양화했다. 또 15개국의 언어가 지원되고 어떤 운영체계에도 사용이 가능한 싱크프리 오피스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한컴은 프라임그룹이 인수한 첫해인 2003년 매출 183억원에 순이익 43억원을 올려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한컴은 3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매출은 작년 360억원으로 늘었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이 있다’는 원칙도 확립했다. 백 사장은 ‘흑자를 내면 발리에 데리고 간다’는 약속을 했고 실제 흑자가 나자 전 직원이 발리로 해외 워크숍을 떠났다.
프라임그룹의 독특한 부실기업 살리기 방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라임그룹은 한컴뿐 아니라 설계·감리회사인 삼안, 금융회사인 프라임상호저축은행 등 망해가는 기업을 인수해 살려냈다. 특히 회사 인수 후에 점령군처럼 자사의 문화를 강제하고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룹에서 소수의 인원만 파견해서 채무 조정에 주력하고 기존 기업의 문화를 존중하고 직원의 기를 살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연간 수주 규모 2000억원으로 현재 설계·감리 업계 1위 기업인 삼안(구 삼안건설기술공사)은 1998년 프라임그룹이 인수할 당시만 해도 수주 규모 430억원의 업계 5위에 불과했다. 삼안은 당시 기아의 계열사였는데, 기아자동차가 외환위기로 부도를 맞자 회사가 어려워졌다.
백종헌 회장은 삼안을 인수하면서 직원이 500여명인 회사에 사장과 재무담당 임원만 파견했다. 백 회장은 인수 당시 국내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모였다는 자부심이 강했던 삼안 직원의 기를 꺾지 않기 위해 “대주주지만 배당은 안 받겠다. 회사 일은 엔지니어들이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 프라임그룹은 대신 삼안의 연구소와 전산망을 확충하고 인력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삼안의 직원은 현재 1300여명으로 늘었다. 삼안의 당기순이익은 1998년 4억원에서 작년 80억원으로 20배 성장했다. 설계와 감리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기업인 삼안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J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 청계천 복원 공사 2공구 등 대형 프로젝트의 설계를 맡아 왔다.
프라임상호저축은행의 전신인 서은상호신용금고는 지금은 하나은행에 인수된 서울은행의 자회사였다. 프라임그룹의 인수 되던 1998년 수신고 927억원에 당기순손실 115억원을 기록했다. 외환위기로 경영이 어려웠던 서울은행은 1998년 떠넘기다시피 프라임그룹에 인수해줄 것을 부탁했다. 프라임그룹은 인수 후 대표이사 등 4명을 그룹에서 보냈다. 김선교 프라임상호저축은행 대표는 “인수할 당시 대출의 절반 이상이 이자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담보로 잡았던 부동산을 싸게라도 팔아 치우고 대출처를 다변화해 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노조와 합의로 53명이던 직원도 33명으로 줄였다. 1999년엔 주식투자에 나서 60억원 이상을 벌어 숨통이 트였다.
2000년 15억원의 흑자를 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프라임상호저축은행은 작년 수신고 4723억원에 31억원의 순익을 냈다. 여의도 한 곳이던 지점도 현재 논현동, 명동, 테크노마트 등 3곳이 추가됐다.
프라임그룹은 기업 인수뿐만 아니라 본업인 부동산 개발 사업도 남이 기피하는 투자대상을 찾아 과감하게 인수해서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2001년엔 경기도 광명의 광명시장 부지를 매입해 복합 쇼핑몰인 크로앙스를 세웠다. 광명시장 부지는 1995년 대형 화재로 잿더미가 됐지만 지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개발업자들이 손을 대지 못하는 곳이었다. 프라임그룹은 지주들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2002년엔 명동의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옛 코스모스백화점을 법원 경매에서 낙찰받아 종합 쇼핑몰인 ‘아바타몰’로 리모델링했다. 3개 층을 증축해서 꼭대기 층에 복합영화관을 유치했다. 옛 코스모스백화점은 운영주의 잇따른 도산과 폐업 등으로 투자기피 대상이었고, 임대 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한 임대상인도 골칫거리였다. 프라임그룹은 우선적으로 임대보증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줘 문제를 해결했다.
프라임그룹의 경영 철학은 중국의 법가 사상의 하나인 ‘형명참동 신상필벌(形名參同 信賞必罰)’로 요약된다. 말과 실제의 공로를 비교해서 부합하면 상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벌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인수한 기업에 목표만 줄 뿐 간섭은 최소화하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보상을 한다는 철학으로 이어진다.
프라임그룹은 이를 위해 ‘3·3·3·1 제도’를 도입했다. 3·3·3·1 제도란 1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면 수익의 30%는 재투자, 30%는 주주배당, 30%는 직원 인센티브로 할당하고 나머지 10%는 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이다. 백종헌 회장은 “인수를 결심했던 회사는 모두 내재적인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일하기 좋은 여건과 목표만 설정해 주고 나머지 경영은 책임자에게 맡기니 기대 이상의 경영 성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2006.06.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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