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061-120

내맘대로 쓰기|2010. 11. 14. 21:40

61

學者要有段 兢業的心思,又要有段瀟灑的趣味.(학자요유단 긍업적심사,우요유단소쇄적취미)

若一味斂束淸苦,是有秋殺 無春生,何以發育萬物?  (약일미염속청고,시유추살 무춘생,하이발육만물?)

 

학문하는 자는 일단의 두려워하고 삼가는 마음이 있어야 하며, 또 일단의 활달한 멋이 있어야 한다.

만약 몸단속을 엄하게 하고 결백의 고정을 지키기만 한다면 이는 가을의 숙살이 있을 뿐 봄의 생기가 없는 것이니

무엇으로 만물을 발육하게 할 수가 있으랴.

 

62

眞廉,無廉名.立名者,正所以爲貪.(진염,무염명.입명자,정소이위탐).

大巧,無巧術.用術者,乃所以爲拙.(대교,무교술.용술자,내소이위졸).

 

진실한 청렴은 청렴하다는 이름이 없나니, 이름을 얻는 것은 바로 이름을 탐하기 때문이다.

큰 재주는 별달리 교묘한 재주가 없나니, 재주를 쓰는 것은 곧 졸렬하기 때문이다.

 

63

器,以滿覆. 撲滿,以空全.(기,이만복.박만,이공전)

故君子寧居無,不居有.寧處缺,不處完.(고군자영거무,불거유.영처결,불처완)

 

의기는 가득 참으로써 엎질러지고, 박만은 비어 있음으로써 온전하다.

고로 군자는 차라리 무의 경지에 살지언정 유의 경지에 살지 않으며, 차라리 이지러진 곳에 처할지언정 완전한곳에 처하지 않는다.

 

64

名根未拔者,縱輕千乘 甘一瓢,總墮塵情.(명근미발자,종경천승 감일표,총타진정)

客氣未融者,雖澤四海 利萬世,終爲剩技. (객기미융자,수택사해 이만세,종위잉기)

 

명리를 탐하는 근성이 뿌리뽑히지 않은 자는 천승을 가벼이 여기고 한 표주박의 물을 달다할지라도 실상은 속정에 떨어진 것이요.

객기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자는 비록 은택을 사해에 입히고 이익을 만세에 끼칠지라도 결국은 값없는 재주가 될 뿐이다.

 

65

心體光明,暗室中,有靑天.(심체광명,암실중,유청천)

念頭暗昧,白日下,生 鬼.(염두암매,백일하,생 귀)

 

마음의 본체가 밝으면 어두운 방 안에도 푸른 하늘이 있고,

마음이 어두우면 환한 대낮에도 도깨비가 나타나리라.

 

66

人知名位爲樂,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인지명위위낙,부지무명무위지낙위최진).

人知饑寒爲憂,不知不饑不寒之憂爲更甚.(인지기한위우,부지부기불한지우위갱심).

 

사람들은 명예롭고 지위 있음이 즐거움이 되는 줄로만 알고, 명예와 지위 없는 즐거움이 가장 큰 즐거움인 줄은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주리고 추운 것이 근심이 되는 줄로만 알고, 주리지 않고 춥지 않은 근심이 더욱 심한 근심인 줄은 알지 못한다.

 

67

爲惡而畏人知,惡中猶有善路.(위악이외인지,악중유유선노)

爲善而急人知,善處卽是惡根.(위선이급인지,선처즉시악근)

 

악을 행한 다음 다른 사람이 알까 봐 두려워함은 악 가운데 아직 선의 길이 있음이요,

선을 행하고 나선 남이 알아주기를 급하게 바란다면 그 선이 곧 악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68

天地機緘,不測.抑而伸,伸而抑.(천지기함,불측.억이신,신이억)

皆是播弄英雄 顚倒豪傑處.(개시파농영웅 전도호걸처)

君子只是逆來順受 居安思危,天亦無所用其伎倆矣.(군자지시역내순수 거안사위,천역무소용기기양의)

 

하늘과 땅의 기틀은 헤아릴 수 없다. 눌렀다가는 펴고, 폈다가는 누르나니,

이 모두 영웅을 번롱하고, 호걸을 전도하는 것이다.

군자는 천운이 역으로 와도 승순하여 받고, 편안함에 있으면 위태로움을 생각하는지라 하늘도 또한 그 재주를 쓸 수 없느니라.

 

69

燥性者,火熾,遇物則焚.(조성자,화치,우물즉분)

寡恩者,氷淸,逢物必殺.(과은자,빙청,봉물필살)

凝滯固執者,如死水腐木,生機已絶.(응체고집자,여사수부목,생기이절)

俱難建功業而延福祉.(구난건공업이연복지)

 

성품이 조급한 자는 타는 불과 같아서 무엇이든 만나기만 하면 태워 버리고,

냉정한 자는 얼음처럼 차가 와서 닥치는 대로 반드시 죽이며,

융통성이 없고 고집하는 자는 흐르지 않는 물, 썩은 나무와도 같아서 생기가 이미 끊어져서,

이들은 모두 공업을 세우고 복을 오래도록 누리기 어렵다.

 

70

福不可 .養喜神,以爲召福之本而已.(복불가.양희신,이위소복지본이이)

禍不可避.去殺機,以爲遠禍之方而已.(화불가피.거살기,이위원화지방이이)

 

복은 (억지로)구할 수 없는 것이니, 기쁜 마음을 길러 복을 부르는 근본으로 삼을 따름이고,

화는 (억지로)피할 수 없는 것이니, 마음속의 살기를 버려서 화를 멀리 할 따름이니라.

 

71

十語九中,未必稱奇.一語不中,則愆尤騈集.(십어구중,미필칭기.일어부중,즉건우병집)

十謀九成,未必歸功.一謀不成,則  議叢興.(십모구성,미필귀공.일모불성,즉의총흥)

君子所以寧默 毋躁,寧拙 毋巧.(군자소이영묵 무조,영졸 무교)

 

열마디 중 아홉 마디만 맞아도 신기하다고 칭찬하지 않지만, 그 중 한 마디라도 맞지 않으면 허물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모여든다.

열가지 계교에서 아홉 가지가 이루어져도 공을 돌리려 하지 않으면서, 한가지라도 이루어지지 않으면 비방론이 벌떼처럼 일어난다.

이것이 군자가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떠들지 않으며, 졸렬할지언정 교묘함을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72

天地之氣,暖則生,寒則殺.(천지지기,난칙생,한칙살)

故性氣淸冷者,受享亦凉薄.(고성기청냉자,수향역양박)

唯和氣熱心之人,其福亦厚,其澤亦長.(유화기열심지인,기복역후,기택역장)

 

천지의 기운이 따뜻하면 (만물이)소생하고 차면 시들어 죽는다.

그러므로 성질이 맑고 차가운 자는 받아서 누림도 박하다.

오직 화기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야 그 복을 누림도 두텁고 은택도 오래 간다.

 

73

天理路上,甚寬.稍游心,胸中便覺廣大宏朗.(천이노상,심관.초유심,흉중변각광대굉낭)

人欲路上,甚窄.裳寄迹,眼前俱是荊棘泥塗.(인욕노상,심착.상기적,안전구시형극이도)

 

천리의 길은 매우 넓어서, 여기에 조금만 마음을 두어도 가슴속이 문득 넓어지고 밝아짐을 느낀다.

그러나 인욕의 길은 매우 좁아서, 여기에 조금 발을 들여놓기만 해도 눈앞이 모두 가시덤불이요, 진흙탕이 된다.

 

74

一苦一樂,相磨練,練極而成福者,其福始久.(일고일낙,상마연,연극이성복자,기복시구)

一疑一信,相參勘,勘極而成知者,其知始眞.(일의일신,상참감,감극이성지자,기지시진)

 

괴로움과 즐거움을 서로 연마하여 연마 끝에 복을 이루면 그 복이 오래 가고,

의심과 믿음이 서로 참감하여 참감끝에 지식을 이루면, 그 지식이 진실한 것이 된다.

 

75

心不可不虛.虛則義理來居.(심불가불허.허즉의이내거).

心不可不實.實則物欲不入.(심불가불실.실칙물욕불입).

 

마음은 비어 있지 않으면 안 되나니, 마음이 비어 있으면 정의와 진리가 와서 산다.

마음은 차 있지 않으면 안 되나니, 마음이 차 있으면 물욕이 들어오지 못한다.

 

76

地之穢者,多生物.水之淸者,常無魚.(지지예자,다생물.수지청자,상무어)

故君子當存含垢納汚之量,不可持好潔獨行之操.  (고군자당존함구납오지양,불가지호결독행지조)

 

땅이 더러우면 생기는 물건도 많지만, 물이 맑으면 항상 고기가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때묻고 더러움도 용납할 도량을 가져야 한다. 깨끗한 것만 좋아하고, 혼자서만 행하는 절조는 지니지 말라.

 

77

泛駕之馬,可就驅馳.躍冶之金,終歸型範.(범가지마,가취구치.약야지금,종귀형범)

只一優游不振,便終身無個進步.(지일우유부진,변종신무개진보)

白沙 云,{爲人多病未足羞,一生無病是吾憂},眞確論也.(백사 운,{위인다병미족수,일생무병시오우},진확논야)

 

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도 길들이면 부릴 수 있고, 다루기 힘든 쇠도 잘 다루면 마침내 기물이 된다.

단지 일없이 놀기만 하고 분발함이 없으면 몸을 마칠 때까지 조그만 진보도 없을 것이다.

백사가 이르길「사람이 되어서 병 많음은 결코 부끄러울 것 없으나 일생토록 마음의 병 없음이 근심이다」했으니, 참 옳은 말이다.

 

78

人只一念貪私,(인지일염탐사)

便銷剛爲柔,塞智爲昏,變恩爲慘,染潔爲汚,(변소강위유,색지위혼,변은위참,염결위오)

壞了一生人品.故古人以不貪爲寶,所以度越一世.(괴요일생인품.고고인이불탐위보,소이도월일세)

 

사람이 다만 탐사만을 생각한다면

굳센 기질도 녹아 유약하게 되고, 슬기도 막혀 혼암하게 되고, 은혜의 마음도 변하여 참독한 것이 되고, 결백한 뜻도 물들어 더럽게 됨으로써 일생의 인품을 파괴하고 만다.

그러므로 옛 사람은 탐하지 않음을 보배로 삼았으니, 이것이 한세상에서 우뚝 속아난 까닭이다.

 

79

耳目見聞爲外賊,情欲意識爲內賊.(이목견문위외적,정욕의식위내적)

只是主人翁,惺惺不昧,獨坐中堂,賊便化爲家人矣.(지시주인옹,성성불매,독좌중당,적변화위가인의).

 

이목으로 보고 들음은 바깥의 도적이 되고, 정욕의 의식은 안의 도적이 된다.

다만 주인 되는 본심이 맑게 깨어서 뚜렷이 중당에 앉아 있으면 도적이 곧 화하여 한집안 식구가 된다.

 

80

圖未就之功,不如保已成之業.(도미취지공,불여보이성지업)

悔已往之失,不如防將來之非.(회이왕지실,불여방장내지비)

 

아직 이루지 못한 공을 도모하는 것은 이미 이루어 놓은 업을 보전함만 같지 못하고,

지나간 허물을 뉘우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잘못을 막음만 같지 못하니라.

 

81

氣象要高曠,而不可疎狂.心思要縝密,而不可蔘屑.(기상요고광,이불가소광.심사요진밀,이불가삼설)

趣味要庶淡,而不可偏枯.操守要嚴明,而不可激烈.(취미요서담,이불가편고.조수요엄명,이불가격열)

 

기상은 높고도 넓어야 하나, 소홀하고 광패해서는 안 되며, 심사는 치밀하여야 하지만 자질구레해서는 안 되면,

취미는 담박하되 고적에 치우쳐서는 안 되며, 지조를 지킴은 엄정해야 하지만 격렬해서는 안 된다.

 

82

風來疎竹,風過而竹不留聲.雁度寒潭,雁去而潭不留影.(풍내소죽,풍과이죽불유성.안도한담,안거이담불유영)

故君子,事來而心始現,事去而心隨空.(고군자,사내이심시현,사거이심수공)

 

바람이 성긴 대숲에 바람이 스치면 대가 소리를 남기지 않고, 기러기가 차가운 못을 건너가면 못이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생겨야 마음이 비로소 나타나고 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빈다.

 

83

淸能有容,仁能善斷,明不傷察,直不過矯,(청능유용,인능선단,명불상찰,직불과교)

是謂{蜜餞不甛,海味不 },裳是懿德.(시위{밀전불첨,해미불 },상시의덕.

 

사념이 없는 용모를 가지면 능히 할 수 있고 인자한

 

 84

貧家淨拂地,貧女淨梳頭,景色雖不艶麗,氣度自是風雅.(빈가정불지,빈여정소두,경색수불염여,기도자시풍아)

士君子一當窮愁寥落,奈何輒自廢弛裁?  (사군자일당궁수요낙,내하첩자폐이재)?

 

가난한 집도 깨끗이 쓸고, 가난한 집 여자도 단정하게 머리를 빗으면 경색은 비록 미려하지 못할지라도 기품은 저절로 풍아하리라.

선비가 잠시 곤궁하고 영락했다고 하여 어찌 스스로를 버리며 게을리 하랴.

 

85

閑中不放過,忙處有受用.(한중불방과,망처유수용)

靜中不落空,動處有受用.(정중불낙공,동처유수용)

暗中不欺恩,明處有受用.(암중불기은,명처유수용)

 

한가할 때에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바쁠 때에 (유용하게) 받아씀이 있고,

고요할 때에 공간을 두지 않으면 밖은 곳에서 받아씀이 있을 것이다.

어두운 속에서 속이고 숨기지 않으면 밝은 곳에서 받아씀이 있을 것이다.

 

86

念頭起處,裳覺向欲路上去,便挽從理路上來.(염두기처,상각향욕노상거,변만종이노상내)

一起便覺,一覺便轉.(일기변각,일각변전)

此是轉禍爲福 起死回生的關頭,切莫輕易放過.(차시전화위복 기사회생적관두,절막경이방과)

 

생각이 일어나자마자 사욕의 길로 향해 감을 깨닫게 되거든,곧 이끌어 도리의 길로 좇아오게 하라.

생각이 일어나자 곧 깨닫고 깨닫게 되자마자 전환하게 됨은,

재앙을 돌려서 복으로 만들고 죽음에서 불러일으켜 삶으로 돌리는 관두이니, 결코 가볍게 놓쳐버리지 말라.

 

87

靜中念慮澄徹,見心之眞體.(정중염여징철,견심지진체)

閑中氣象從容,識心之眞機.(한중기상종용,식심지진기)

淡中意趣庶夷,得心之眞味.觀心證道,無如此三者.(담중의취서이,득심지진미.관심증도,무여차삼자)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본체를 볼 수 있으며,

한가한 가운데 기상이 조용하면 마음의 참 기틀을 알게 될 것이다.

담박한 가운데 의취가 화평하면 마음의 참맛을 얻게 되니, 마음을 관찰하고 도를 증험하는 길에 이 세 가지보다 나은 것이 없다.

 

88

靜中靜非眞靜.動處靜得來,裳是性天之眞境.(정중정비진정.동처정득내,상시성천지진경)

樂處樂非眞樂.苦中樂得來,裳見以體之眞機.(낙처낙비진낙.고중낙득내,상견이체지진기)

 

고요한 속에서 고요함은 참다운 고요함이 아니니, 소란한 곳에서 고요를 얻을 수 있어야만 비로소 본성의 참 경지에 이른 것이다.

즐거운 속에서 즐거움을 얻는 것은 참다운 즐거움이 아니니, 괴로운 속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야 마음의 참 기틀을 볼 수 있다.

 

89

舍己,毋處其疑.處其疑,卽所舍之志多愧矣.(사기,무처기의.처기의,즉소사지지다괴의)

施人,毋責其報.責其報,倂所施之心俱非矣.(시인,무책기보.책기보,병소시지심구비의)

 

내 몸을 버려서 (일하기로 했거든) 그 일에 의심을 품지 말라. 의심을 품는다면 내 몸을 버렸던 뜻에 부끄러움이 많을 것이다.

남에게 은혜를 베풀었거든 그 보답을 구하지 말라. 그 보답을 구한다면 은혜를 베푼 마음과 아울러 모두 그릇된 것이다.

 

90

天薄我以福,吾厚吾德,以 之.(천박아이복,오후오덕,이 지)

天勞我以形,吾逸吾心,以補之.(천노아이형,오일오심,이보지)

天 我以遇,吾亨吾道,以通之.天且我奈何哉?  (천 아이우,오형오도,이통지.천차아내하재)

 

하늘이 내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나는 내덕을 두터이 하여서 이를 맞을 것이요,

하늘이 내몸을 수고롭게 한다면 나는 내 마음을 편안히 하여서 이를 도울 것이며,

하늘이 내 처지를 곤궁하게 한다면 나는 내 도를 형통하여서 이를 통하게 하리니, 하늘인들 나를 어찌하랴.

 

91

貞士無心 福,天卽就無心處爽其衷.(정사무심복,천즉취무심처상기충)

人著意避禍,天卽就著意中奪其魄. (인저의피화,천즉취저의중탈기백)

可見天之機權最神.人之智巧何益?  (가견천지기권최신.인지지교하익)?

 

곧은 선비에게는 복을 구하는 마음이 없는지라 하늘이 그 마음 없는 곳에 나아가서 그 마음을 열어 주며,

음험한 사람은 재앙을 피하는 데만 뜻을 두는지라 하늘이 그 뜻있는 곳에 나아가서 그 넋을 빼앗으니,

하늘의 권능이 극히 신묘함을 볼 수 있다. 사람의 지혜나 기교가 무슨 이익 됨이 있으랴.

 

92

聲妓,晩景從良,一世之 花無碍.(성기,만경종양,일세지 화무애).

貞婦,白頭失守,半生之情苦俱非.(정부,백두실수,반생지정고구비)

語云,{看人只看後半截},眞名言也.(어운,{간인지간후반절},진명언야)

 

성기라도 만년에 한 남편을 좇으면 한세상에서 분냄새 풍기던 생활도 거리낌이 없을 것이요,

정부라도 머리털 세어서 정조를 잃으면 반생의 깨끗한 고절이 모두 허사가 되고 만다.

속담에 「사람을 보려면 다만 후반생을 보라」고 했으니, 참으로 명언이다.

 

93

平民肯種德施惠,便是無位的公相.(평민긍종덕시혜,변시무위적공상)

士夫徒貪權市寵,竟成有爵的乞人.(사부도탐권시총,경성유작적걸인)

 

평민이라도 덕을 심고 은혜 베풀기를 즐겨 한다면 이는 곧 지위없는 왕공, 재상이고,

사부라도 한낱 권세를 탐하고 은총을 판다면 마침내 작위있는 거지가 된다.

 

94

問祖宗之德澤! 吾身所享者是,當念其積累之難.(문조종지덕택! 오신소향자시,당염기적누지난)

問子孫之福祉! 吾身所貽者是,要思其傾覆之易  (문자손지복지! 오신소이자시,요사기경복지이)

 

조상의 덕택을 묻는다면 내 몸이 누리는 바가 그것이니 마땅히 그 쌓기 어려움을 생각할 것이요,

자손의 복지를 묻는다면 내 몸이 끼친 바가 그것이니, 그 기울어 엎어지기 쉬움을 생각할 것이니라.

 

95

君子而詐善,無異小人之肆惡.(군자이사선,무이소인지사악)

君子而改節,不及小人之自新.(군자이개절,불급소인지자신)

 

군자로서 선을 속이는 것은 소인이 악을 마음대로 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군자로서 절개를 바꾸는 것은 소인이 스스로 새로워지는 데도 미치지 못한다.

 

96

家人有過,不宜暴怒,不宜輕棄.(가인유과,불의폭노,불의경기)

此事難言,借他事隱諷之.(차사난언,차타사은풍지)

今日不悟,俟來日再警之.(금일불오,사내일재경지)

如春風解凍,如和氣消氷,裳是家庭的型範.(여춘풍해동,여화기소빙,상시가정적형범)

 

집안 사람에게 허물이 있으면 몹시 성을 내서도 안되고, 가볍게 버려도 안 된다.

그 일을 말하기 곤란하면 다른 일을 빌어 은근히 풍자하되,

오늘 깨닫지 못하면 내일을 기다려 다시 깨우쳐서 마치 봄바람이 언 것을 녹이듯이,

다사로운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이 하여야만 비로소 가정의 본이 되느니라.

 

97

此心常看得圓滿,天下自無缺陷之世界.(차심상간득원만,천하자무결함지세계)

此心常放得寬平,天下自無險側之人情.(차심상방득관평,천하자무험측지인정)

 

내 마음을 살펴서 늘 원만함을 얻으면 천하도 절로 결함이 없는 세계가 될 것이요,

내 마음을 너그럽게 하여서 늘 관평함을 얻으면 천하도 절로 험악한 인정이 사라질 것이다.

 

98

澹泊之士必爲濃艶者所疑.檢飭之人多爲放肆者所忌.(담박지사필위농염자소의.검칙지인다위방사자소기)

君子處此,固不可少變其操履,亦不可太露其鋒芒.(군자처차,고불가소변기조이,역불가태노기봉망)

 

담박한 선비는 반드시 농염한 자의 의심하는 바 되며, 엄격한 사람은 흔히 방자한 자의 꺼리는 바 된다.

군자는 이에 처하여 조금이라도 그 지조를 바꾸지 말아야 하며, 또 서슬을 아무 드러내지도 말아야 한다.

 

99

居逆境中,周身皆鍼 藥石,砥節礪行而不覺.(거역경중,주신개침 약석,지절여행이부각)

處順境內,眼前盡兵刃戈矛,銷膏磨骨而不知.(처순경내,안전진병인과모,소고마골이부지)

 

역경에 처해 있으면 몸의 주위가 모두 침이고 약인지라,자신도 모르게 절조를 닦고 행실을 바르게 하는 데 힘쓰게 되거니와,

순경에 처하면 눈앞이 모두 칼과 창인지라 기름을 녹이고 뼈를 깎아도 알지 못한다.

 

100

生長富貴叢中的,嗜欲如猛火,權勢似烈焰.(생장부귀총중적,기욕여맹화,권세사열염)

若不帶些淸冷氣味,其火焰不至焚人,必將自 矣.(약불대사청냉기미,기화염부지분인,필장자 의)

 

부귀 속에서 생장한 자는 욕심이 성난 불길 같고 권세가 사나운 불꽃과 같으니,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서늘한 기미를 띠지 않는다면

그 불꽃이 다른 사람을 태우기에 이르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자신을 태우게 될 것이다.

 

101

人心一眞,便霜可飛 城可隕 金石可貫.(인심일진,변상가비 성가운 금석가관)

若僞妄之人,形骸徒具,眞宰已亡,(약위망지인,형해도구,진재이망)

對人則面目可憎,獨居則形影自.(대인칙면목가증,독거칙형영자)

 

사람의 마음이 참되면 서리를 내리게 하고 성을 무너뜨리며 쇠와 돌도 뚫는다.

위망한 사람은 한낱 형체를 갖추었을 뿐 참 임자는 이미 없어졌으니,

사람을 대하면 얼굴도 밉살스럽고, 혼자 있으면 형상과 그림자도 스스로 부끄럽다.

 

102

文章做到極處,無有他奇,只是恰好.(문장주도극처,무유타기,지시흡호)

人品做到極處,無有他異,只是本然.(인품주도극처,무유타이,지시본연)

 

문장을 공부하여 궁국에 이르면 다른 기이함이 없고 다만 알맞을 뿐이며,

인격을 도야하여 궁극에 이르면 다른 기이함이 없고 다만 본연일 뿐이다.

 

103

以幻迹言,無論功名富貴,卽肢體亦屬委形.(이환적언,무논공명부귀,즉지체역속위형)

以眞境言 ,無論父母兄弟,卽萬物皆吾一體.(이진경언,무논부모형제,즉만물개오일체)

人能看得破 認得眞,(인능간득파 인득진)

裳可任天下之負擔,亦可脫世間之 鎖.(상가임천하지부담,역가탈세간지 쇄).

 

이 세상 모든 것을 환상으로 본다면 공명과 부귀는 말할 것도 없고 내 몸까지도 빌려 가진 형체이며,

이 세상 모든 것을 참된 경지로 본다면 부모 형제는 말할 것도 없고 만물이 모두 나와 일체가 된다.

사람이 능히 일체가 환상임을 간파하고 만물이 나와 일체가 됨을 인식한다면

비로소 천하를 이끌어 나가는 짐을 맡을 수 있고, 또한 세간의 얽매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104

爽口之味,皆爛腸腐骨之藥.五分便無殃.(상구지미,개난장부골지약.오분변무앙)

快心之事,悉敗身喪德之媒.五分便無悔.(쾌심지사,실패신상덕지매.오분변무회)

 

입에 맛있는 음식은 창자를 녹이고 뼈를 썩게 하는 약이니 5분쯤에 멈추면 재앙이 없고,

마음을 기쁘게 하는 일은 모두 몸을 마치고 덕을 잃게 하는 매체이니 5분쯤에 멈추면 뉘우침이 없으리라.

 

105

不責人小過.不發人陰私.不念人舊惡.(불책인소과.불발인음사.불염인구악)

三者可以養德,亦可以遠害.(삼자가이양덕,역가이원해)

 

남의 작은 허물을 책하지 말며, 남의 비밀을 드러내지 말며, 남의 지난날 잘못을 생각하지 말라.

이 세가지는 덕을 기를 수 있으며, 또한 해를 멀리 할 수 있다.

 

106

士君子持身不可輕.輕則物能撓我,而無悠閑鎭定之趣.(사군자지신불가경.경즉물능요아,이무유한진정지취).

用意不可重.重則我爲物泥,而無蕭灑活潑之機.(용의불가중.중칙아위물이,이무소쇄활발지기)

 

선비는 몸가짐을 가벼이 하지 말아야 한다. 가벼이 하며 사물이 내 마음을 흔들어서 유한하고 진정된 멋이 없다.

또한 마음씀을 무겁게 하지 말아야 한다. 무거우면 내게 사물에 얽매여서 시원스럽고 활발한 작용이 없게 된다.

 

107

士君子持身不可輕.輕則物能撓我,而無悠閑鎭定之趣.(사군자지신불가경.경칙물능요아,이무유한진정지취)

用意不可重.重則我爲物泥,而無蕭灑活潑之機.(용의불가중.중칙아위물이,이무소쇄활발지기)

 

천지는 만고에 있으되 이 몸은 두 번 얻지 못하며, 인생은 단지 백 년인데 이 날이 가장 지나가기 쉽다.

다행히도 그 사이에 태어난 몸이니 삶을 누리는 즐거움을 몰라서는 안 되며, 또한 헛되이 사는 근심을 품지 않아서도 안 되느니라.

 

108

怨因德彰.故使人德我,不若德怨之兩忘.(원인덕창.고사인덕아,불약덕원지양망)

仇因恩立.故使人知恩,不若恩仇之俱泯.  (구인은입.고사인지은,불약은구지구민)

 

원한은 덕으로 인해 나타나나니,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덕으로 여기게 하는 것은 덕과 원한 두 가지를 모두 잊게 하느니만 못하며,

원수는 은혜로 인해 생기나니, 보람으로 하여금 은혜를 알게 하는 것은 은혜와 원수를 모두 없게 하느니만 못하다.

 

109

老來疾病,都是壯時招的.衰後罪 ,都是盛時作的.(노내질병,도시장시초적.쇠후죄,도시성시작적)

故持盈履滿,君子尤兢兢焉.(고지영이만,군자우긍긍언)

 

늙어서 생기는 병은 모두 젊었을 때에 부른 것이고, 집안이 쇠한 뒤의 재앙은 모두 번성할 때에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한창 득의했을 때에 군자는 더욱 두려워한다.

 

110

市私恩,不如扶公議.結新知,不如敦舊好.(시사은,불여부공의.결신지,불여돈구호)

立榮名,不如種隱德.尙奇節,不如謹庸行.(입영명,불여종은덕.상기절,불여근용행)

 

사은을 파는 것이 공의를 붙드는 것만 같지 못하고, 새로운 지교를 맺는 것이 옛 친구와의 정의를 두텁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하며,

영화로운 이름을 세우는 것이 숨은 공덕을 심는 것만 같지 못하며, 기절을 숭상하는 것이 일상의 행실을 삼가는 것만 같지 못하다.

 

111

公平正論,不可犯手.一犯則貽羞萬世.(공평정논,불가범수.일범즉이수만세)

權門私竇,不可著脚.一著則點汚終身.(권문사두,불가저각.일저즉점오종신).

 

공평한 정론에는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한번 범하면 부끄러움을 만세에 남긴다.

권문의 사두에는 발을 붙이지 말아야 한다. 한 번 발을 붙이면 이름을 더럽혀서 몸을 망치게 된다.

 

112

曲意而使人喜,不若直躬而使人忌.(곡의이사인희,불약직궁이사인기)

無善而致人譽,不若無惡而致人毁.(무선이치인예,불약무악이치인훼)

 

뜻을 굽혀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좋아하게 하는 것은, 몸을 바르게 하여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미워하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선이 없으면서 남의 칭찬을 받는 것은, 악이 없으면서 남의 비방을 받는 것만 못하다.

 

113

處父兄骨肉之變,宜從容不宜激烈.(처부형골육지변,의종용불의격열)

遇朋友交遊之失,宜凱切不宜優游.(우붕우교유지실,의개절불의우유)

 

부모골육의 변에 처하면 마땅히 종용하고 격렬하지 말며,

붕우교유의 허물을 보게 되면 마땅히 간곡하게 충고하기를 결코 주저하지 말라.

 

114

小處不渗漏.暗中不欺隱.末路不怠荒.裳是個眞正英雄.

(소처불삼누.암중불기은.말노불태황.상시개진정영웅)

 

작은 일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속이거나 숨기지 않으며,

실패한 경우에도 게을리 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115

千金難結一時之歡,一飯竟致終身感.(천금난결일시지환,일반경치종신감)

蓋愛重反爲仇,薄極蒜成喜也.(개애중반위구,박극산성희야)

 

천금으로도 한때의 환심을 사기 어렵고, 한 그릇 밥이 마침내 몸을 마칠 때까지 감격하게 만든다.

대체로 사랑이 지나치면 도리어 원수가 되고,  박대가 지극함이 도리어 기쁨을 이룬다.

 

116

藏巧於拙.用晦而明.寓濟于濁.以屈爲伸.(장교어졸.용회이명.우제우탁.이굴위신)

眞涉世之一壺,藏身之三窟也 .(진섭세지일호,장신지삼굴야)

 

교묘함을 졸렬함 속에 감추며, 어두움을 써서 밝게 하며, 청백을 오탁에 붙이며, 굽히는 것으로 펴는 것을 삼는다면

참으로 세상을 건너는 일호가 되고, 몸을 감추는 삼굴이 되느니라.

 

117

衰颯的景象,就在盛滿中.發生的機緘,卽在零落內.(쇠삽적경상,취재성만중.발생적기함,즉재영낙내)

故君子居安宜操一心以慮憂,處變當堅百忍以圖成.(고군자거안의조일심이여우,처변당견백인이도성)

 

쓸쓸한 경상은 성만 속에 있고, 자라나는 움직임은 영락 속에 있으니,

고로 군자는 편안한 상태에서 본 마음을 보존하여 우환을 생각하고, 변에 처하면 백번 참는 마음을 굳게 하여 일을 이루어야 한다.

 

118

驚奇喜異者,無遠大之識.(경기희이자,무원대지식)

苦節獨行者,非恒久之操.(고절독행자,비항구지조)

 

신기한 것을 경탄하고 이상한 것을 좋아하는 자는 원대한 식견이 없고,

괴롭게 절개를 지키고 남달리 홀로 행하는 것은 항구한 지조가 아니다.

 

119

當怒火慾水正騰沸處,明明知得,又明明犯著.(당노화욕수정등비처,명명지득,우명명범저)

知的是誰? 犯的又是誰?  (지적시수? 범적우시수)?

此處能猛然轉念,邪魔便爲眞君矣   (차처능맹연전염,사마변위진군의)

 

노여움의 불길과 욕심의 물결이 비등하는 때를 당하여 그것을 명확하게 알며

또 명확하게 억제하는 수가 있으니, 이것을 아는 자는 누구이며, 억제하는 자는 누구인가?

여기에서 맹연히 생각을 돌린다면 사마가 문득 변하여 참마음이 될 것이다.

 

120

毋偏信而爲奸所欺.毋自任而爲氣所使.(무편신이위간소기.무자임이위기소사)

毋以己之長而形人之短.毋因己之拙而忌人之能.(무이기지장이형인지단.무인기지졸이기인지능)

 

편파적으로 믿어 간사한 자에게 속지 말며, 내 힘을 믿어서 객기를 부리지 말며,

내 장점을 가지고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며, 내 졸렬함으로 인해 남의 유능함을 시기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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