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21-180
121
念頭昏散處,要知提醒.念頭喫緊時,要知放下 (염두혼산처,요지제성.염두끽긴시,요지방하)
不然,恐去昏昏之病,又來憧憧之擾矣.(불연,공거혼혼지병,우내동동지요의)
남의 단점은 애써 미봉해야 하나니, 만일 이를 드러내서 세상에 알린다면 이는 단점으로써 단점을 공격하는 셈이다.
남에게 완고함이 있으면 잘 타일러 감화시켜야 하고, 만일 성내고 미워한다면 이는 완고함을 가지고 완고함을 제도하는 것이다.
122
遇沈沈不語之士,且莫輸心.(우침침불어지사,차막수심)
見 自好之人,應須防口.(견 자호지인,응수방구)
음침하여 말없는 선비를 만나거든 잠시 마음을 터놓지 말 것이며,
발끈 성내기를 잘하고 잘난 체하는 사람을 보거든 모름지기 입을 막을 것이다.
123
念頭昏散處,要知提醒.念頭喫緊時,要知放下 (염두혼산처,요지제성.염두끽긴시,요지방하)
不然,恐去昏昏之病,又來憧憧之擾矣.(불연,공거혼혼지병,우내동동지요의)
마음이 어둡고 산란할 때는 정신을 차릴 줄 알아야 하며, 마음이 긴장되어 굳어졌을 때는 풀어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어두운 병을 고치더라도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괴로움이 올까 두렵다.
124
霽日靑天, 變爲迅雷震電.疾風怒雨, 變爲朗月晴空.(제일청천, 변위신뇌진전.질풍노우, 변위낭월청공)
氣機何常? 一毫凝滯.太虛何常? 一毫障塞.(기기하상? 일호응체.태허하상? 일호장색)
人心之體,亦當如是.(인심지체,역당여시)
맑게 갠 날씨나 푸른 하늘이 별안간 천둥번개로 변하고, 세찬 바람과 쏟아지는 비도 어느새 밝은 달이나 맑은 하늘도 변하나니,
천지의 움직임이 어찌 일정한 것이랴. 일호의 응체로 이런 변화가 생기며, 태허가 어찌 일정한 것이랴, 털끝만한 막힘으로 이같은 변전이 있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의 본체도 또한 이와 같다.
125
勝私制欲之功,(승사제욕지공)
有曰識不早,力不易者.有曰識得破,忍不過者 (유왈식부조,역불이자.유왈식득파,인불과자)
蓋識是一顆照魔的明珠,力是一把斬魔的慧劍. (개식시일과조마적명주,역시일파참마적혜검)
兩不可少也.(양불가소야)
욕심과 공을 개인적으로 제어하고 이기는데 있어
어떤 이는「그것을 일찍 알지못하면 억제하기 쉽지 않다.」 하고, 어떤 이는「이를 간파한다하더라도 참을성이 모자란다」한다.
대개 인식은 사마를 비추는 한낱 명주이고 의지의 힘은 한 자루 사마를 베는 예리한 검이니,
두 가지 모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126
覺人之詐,不形於言.受人之侮,不動於色.(각인지사,불형어언.수인지모,부동어색)
此中有無窮意味,亦有無窮受用.(차중유무궁의미,역유무궁수용)
남이 자기를 속인다는 것을 깨달아도 말로 나타내지 않고, 남이 자기를 업신여긴다고 해도 낯빛을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 가운데 무궁한 뜻이 있고, 또 무궁한 수용이 있다.
127
橫逆困窮,是 煉豪傑的一副 錘.(횡역곤궁,시 연호걸적일부 추)
能受其 煉,則心身交益.不受其 煉,則心身交損.(능수기 연,즉심신교익.불수기 연,즉심신교손) .
역경에 놓여 곤궁함은 호걸을 단련하는 한 벌의 화로와 망치이니
능히 그 단련을 받으면 몸과 마음에 함께 이익이 되고, 그 단련을 받지 않으면 몸과 마음에 모두 손해가 된다.
128
吾身,一小天地也.(오신,일소천지야)
使喜怒不愆,好惡有則,便是燮理的功夫.(사희노불건,호악유칙,변시섭이적공부)
天地,一大父母也.(천지,일대부모야)
使民無怨咨,物無 疹,亦是敦睦的氣象 (사민무원자,물무 진,역시돈목적기상)
내 몸은 하나의 작은 천지이다.
기쁨과 성냄이 허물없고, 좋아하고 미워함을 법도 있게 한다면, 이는 곧 천지의 이치에 순응하는 공부이다.
천지는 하나의 거룩한 부모이다.
백성이 원망함이 없고 사물이 병듦이 없게 한다면, 이 또한 돈목하는 기상이니라.
129
害人之心,不可有.防人之心,不可無.此戒疎於慮也.(해인지심,불가유.방인지심,불가무.차계소어여야).
寧受人之詐,毋逆人之詐.此警傷於察也.(영수인지사,무역인지사.차경상어찰야)
二語 存,精明而渾厚矣.(이어 존,정명이혼후의)
「사람을 해치려는 마음은 갖지 말고, 해를 막으려는 마음이 없으면 안된다.」 하였으니, 이는 생각이 소홀함을 경계한 것이다.
「차라리 남에게 속임을 당할지언정 그 속임수를 앞질러 염려치 말라」하였으니, 이는 살피는 정도가 지나침을 경계한 것이다.
이 두 가지 말을 마음에 간직한다면 생각이 밝아지고 덕행이 두터워질 것이다.
130
毋因群疑而阻獨見.毋任己意而廢人言.(무인군의이조독견.무임기의이폐인언)
毋私小惠而傷大體.毋借公論而快私情.(무사소혜이상대체.무차공논이쾌사정)
뭇 사람이 의심한다 하여 자기의 생각을 막지 말며, 내 뜻에 맡겨 남의 말을 버리지 말며,
작은 은혜를 사사로이 여겨 대체를 손상하지 말며, 공론을 빌어 사정을 해결하지 말라
131
善人未能急親,不宜預揚,恐來讒讚之奸.(선인미능급친,불의예양,공내참찬지간)
惡人未能輕去,不宜先發,恐招媒蘖之禍.(악인미능경거,불의선발,공초매얼지화)
선한 사람과 빨리 친해질 수 없거든 미리 칭찬하지 말라. 참소하여 이간하는 간사가 있을까 두렵다.
악한 사람을 가볌게 버릴 수 없거든 먼저 발설하지 말라. 뜻밖의 재앙을 부를까 두렵다.
132
靑天白日的節義,自暗室屋漏中培來.(청천백일적절의,자암실옥누중배내).
旋乾轉坤的經綸,自臨深履薄處操出 .(선건전곤적경윤,자임심이박처조출).
청천백일처럼 빛나는 절의도 어두운 방 한편 구석에서 길러 온 것이고,
건곤을 휘두르는 경륜도 깊은 곳에 임한 듯이, 살얼음을 밟은 듯이 조심스레 함으로써 얻은 것이다.
133
父慈子孝,兄友弟恭,終做到極處,俱是合當如此.(부자자효,형우제공,종주도극처,구시합당여차).
著不得一毫感激的念頭.(저부득일호감격적염두).
如施者任德 受者懷恩,便是路人,便成市道.(여시자임덕 수자회은,변시노인,변성시도)
어버이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경하여서 비록 극진한 데에 이르렀다할지라도
그것은 모두 마땅히 그러했다 할 것인, 털끝만큼도 감격하는 생각을 두어서는 안된다.
만일 베푸는 자가 덕으로 자처하고 받는 자가 은혜로 생각한다면 이는 길가는 행인과 같아, 곧 장사꾼의 도를 이루는 것이다.
134
有姸,必有醜爲之對.我不誇姸,誰能醜我? (유연,필유추위지대.아부과연,수능추아)?
有潔,必有汚爲之仇.我不好潔,誰能汚我? (유결,필유오위지구.아불호결,수능오아)?
고움이 있으면 반드시 추함이 있어 대가 되나니, 내가 고움을 자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추하다 하랴,
깨끗함이 있으면 반드시 더러움이 있어서 대가 되나니, 내가 깨끗함을 좋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더럽다 하랴.
135
炎凉之態,富貴更甚於貧賤.妬忌之心,骨肉尤 於外人.(염양지태,부귀갱심어빈천.투기지심,골육우 어외인)
此處,若不當以冷腸 御以平氣,鮮不日坐煩惱障中矣.(차처,약부당이냉장 어이평기,선불일좌번뇌장중의)
염량의 태도는 부귀한 자가 빈천한 자보다 심하고, 질투하고 시기함은 육친이 남보다 심하다.
이에 대처함에 있어, 만약 냉철한 마음으로 당하고 평정한 기운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번뇌의 장애 속에 앉지 않는 날이 드물다.
136
功過,不容少混.混則人懷惰墮之心.(공과,불용소혼.혼즉인회타타지심)
恩仇,不可大明.明則人起携貳之志.(은구,불가대명.명즉인기휴이지지)
공로와 허물은 조금도 혼동하지 말 것인즉, 혼동하면 사람들이 게을리 하는 마음을 품는다.
은혜와 원한은 크게 밝히지 말아야 하나니, 밝히면 사람들이 이반의 뜻을 일으키다.
137
爵位,不宜太盛.太盛則危.(작위,불의태성.태성즉위).
能事,不宜盡畢.盡畢則衰.(능사,불의진필.진필즉쇠).
行誼,不宜過高.過高則謗興而毁來.(행의,불의과고.과고즉방흥이훼내).
작위는 너무 성대하지 말아야 하나니, 너무 성대하면 위태롭다.
능한 일은 있는 힘을 다 쓰지 말아야 하나니, 다 쓰면 쇠한다.
행실은 너무 고상하지 말아야 하나니, 너무 고상하면 비방이 일어나고 허물이 온다.
138
惡忌陰.善忌陽.(악기음.선기양)
故惡之顯者禍淺,而隱者禍深.(고악지현자화천,이은자화심)
善之顯者功小,而隱者功大.(선지현자공소,이은자공대)
악은 숨어 있기를 싫어하고 선은 나타나기를 싫어한다.
그러므로 악이 나타난 것은 재앙이 얕고 숨은 것은 재앙이 깊으며,
선이 나타난 것은 공이 적고 숨은 것은 공이 크다.
139
德者,才之主.才者,德之奴.(덕자,재지주.재자,덕지노)
有才無德,如家無主而奴用事矣,幾何不 而猖狂? (유재무덕,여가무주이노용사의,기하불 이창광)?
덕은 재주의 주인이고, 재주는 덕의 종이니, 재주는 있어도 덕이 없으면
집에 주인이 없어 종이 일을 주장함과 같으니, 그래서야 어찌 도깨비가 날뛰지 않으랴.
140
鋤奸杜倖,要放他一條去路.(서간두행,요방타일조거노)
若使之一無所容,譬如塞鼠穴者,一切去路,(약사지일무소용,비여색서혈자,일절거노)
都塞盡,則一切好物,俱咬破矣 .(도색진,즉일절호물,구교파의)
간악한 자를 제거하고 아첨하는 무리를 막으려면 그들이 물러갈 수 있는 한 가닥 길을 터 주어야 하나니,
비유컨대 쥐구멍을 막는 자가 달아날 길을 모두 막아 버리면,
쥐가 좋은 기물을 모조리 물어뜯어서 파괴하는 것과 같으니라.
141
當與人同過,不當與人同功.同功則相忌.(당여인동과,부당여인동공.동공즉상기)
可與人共患難,不可與人共安樂.安樂則相仇.(가여인공환난,불가여인공안낙.안낙즉상구)
다른 사함과 험루은 같이할지언정 공은 같이하지 말아야 하나니, 공을 같이하면 서로 시기하게 된다.
남과 환난을 함께 할지언정 안락은 함께 하지 말아야 하나니, 안락하면 서로 원수가 된다.
142
士君子,貧不能濟物者,(사군자,빈불능제물자)
遇人痴迷處,出一言提醒之,遇人急難處,出一言解救之,(우인치미처,출일언제성지,우인급난처,출일언해구지)
亦是無量功德.(역시무양공덕)
선비로서 가난하여 사람을 구제하지 못하는 자라 해도
다른 사람이 어디서 방황하는 것을 보게 되면 한마디 말로 이끌어 일깨워 주고, 다른 사람의 위급함과 어려움을 보게 되면
한마디 말로써 구해 주는 것도 또한 무량의 공덕이니라.
143
饑則附,飽則 , 則趨,寒則棄,人情通患也.(기즉부,포즉,즉추,한즉기,인정통환야)
굶주리면 달라붙고 배부르면 떠나가며,
따뜻하면 달라 가고 차면 버리는 것은 인정의 공통된 병폐이다.
144
君子宜淨拭冷眼,愼勿輕動剛腸.(군자의정식냉안,신물경동강장)
君子宜淨拭冷眼,愼勿輕動剛腸.(군자의정식냉안,신물경동강장)
군자는 냉철한 눈을 깨끗이 닦을 것이요, 삼가 굳센 마음을 가볍게 움직이지 말지니라.
145
德隨量進,量由識長.(덕수양진,양유식장)
故欲厚其德,不可不弘其量.欲弘其量,不可不大其識.(고욕후기덕,불가불홍기양.욕홍기양,불가불대기식)
덕은 도량에 따라 나아가도, 도량은 식견으로 말미암아 커진다.
그러므로 덕을 두터이 하고자 하면 그 도량을 넓히지 않을 수 없고, 도량을 넓히고자 하면 그 식견을 크게 하지 않을 수 없다.
146
一燈螢然,萬雷無聲.此吾人初入宴寂時也.(일등형연,만뢰무성.차오인초입연적시야)
曉夢初醒,群動未起.此吾人初出混沌處也.(효몽초성,군동미기.차오인초출혼돈처야)
乘此而一念廻光,炯然返照,(승차이일염회광,형연반조)
始知耳目口鼻皆桎梏,而情欲嗜好悉機械矣.(시지이목구비개질곡,이정욕기호실기계의)
등잔불이 반딧불처럼 깜박거리고 만뢰가 고요함 밤은 우리가 비로소 편히 잠들 때이다.
새벽 꿈에서 막 깨어나고 뭇 움직임이 아직 일어나지 않음은 우리가 비로소 혼돈에서 벗어날 때이다.
이때를 틈타서 일념의 빛을 돌려 환하게 자신을 비춰 보면
비로소 이·목·구·비가 모두 질곡이고 정욕·기호가 다 마음을 해치는 기계임을 알게 되리라.
147
反己者,觸事皆成藥石.尤人者,動念卽是戈矛.(반기자,촉사개성약석.우인자,동염즉시과모)
一以闢衆善之路,一以濬諸惡之源,相去天壤矣.(일이벽중선지노,일이준제악지원,상거천양의)
내 몸을 반성하는 자는 부딪치는 일마다 모두 약석이 되고,남을 탓하는 자는 생각하는 것마다 모두 스스로를 해치는 병인이 된다.
하나는 이것으로 모든 선의 길을 열고, 하나는 이것으로 모든 악의 근원을 이루나니, 이 두 가지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니라.
148
事業文章,隨身銷毁,而精神萬古如新.(사업문장,수신소훼,이정신만고여신)
功名富貴,逐世轉移,而氣絶千載一日.(공명부귀,축세전이,이기절천재일일)
君子信不當以彼易此也.(군자신부당이피역차야).
사업과 문장은 몸을 따라 사라지지만 정신은 만고에 새로우며,
공명과 부귀는 세상을 따라 옮겨가지만 기절은 천재가 하루 같나니,
군자는 진실로 저것으로 이것을 바꾸지 말지니라.
149
魚網之設,鴻則罹其中.螳螂之貪,雀又乘其後.(어망지설,홍칙이기중.당낭지탐,작우승기후)
機裡藏機,變外生變.智巧,何足恃哉? (기이장기,변외생변.지교,하족시재)?
고기 그물을 쳐 놓으니 기러기가 그 속에 걸리고, 미얀마제비가 먹이를 탐하는 곳에 참새가 또 그 뒤를 노려서,
기틀 속에 기틀이 있고 이변 밖에 또 이변이 생기나니, 사람의 지혜와 재주를 어찌 족히 믿으랴.
150
作人,無點眞懇念頭,便成個花子,事事皆虛.(작인,무점진간염두,변성개화자,사사개허)
涉世,無段圓活機趣,便是個木人,處處有碍.(섭세,무단원활기취,변시개목인,처처유애)
사람이 되어 한 점의 참된 생각이 없으면 곧 거지와 같아 일마다 허망할 것이며,
세상을 건넘에 있어 일단의 원활한 맛이 없으면 이는 곧 장승이니, 가는 곳마다 장애가 되리라.
151
水不波則自定,鑑不峠則自明.(수불파칙자정,감불상칙자명)
故心無可 (고심무가)
淸,去其混之者而淸自現.(청,거기혼지자이청자현)
樂不必尋,去其苦之者而樂自存.(낙불필심,거기고지자이낙자존)
물은 물결 아니면 절로 고요하고, 거울은 흐리지 않으면 절로 맑다.
그러므로 마음은 애써 맑게 할 필요없이
그 흐리게 하는 것을 없애 버리면 맑음이 절로 나타나며,
즐거움도 반드시 찾을 것이 아니라. 그 괴롭게 하는 것을 버리면 즐거움이 절로 있으리라.
152
有一念而犯鬼神之禁,(유일염이범귀신지금),
一言而傷天地之和,(일언이상천지지화),
一事而釀子孫之禍,最宜切戒.(일사이양자손지화,최의절계).
한 생각으로 귀신의 금계를 범하며,
한 말로 천지의 화기를 상하며,
한 일로 자손의 재앙을 빚나니, 가장 절실히 경계할 것이니라.
153
事有急之不白者,寬之或自明,躁急以速其忿.(사유급지불백자,관지혹자명,조급이속기분)
人有操之不從者,縱之或自化,操切以益其頑.(인유조지부종자,종지혹자화,조절이익기완 )
급하게 서둘러서 밝혀지지 않던 일도 너그럽게 하면 혹 절로 밝혀지는 수가 있으니, 조급히 서둘러 그 분을 부르지 말 것이며,
부려도 쫓지 않던 사람이 놓아두면 혹 따르는 수가 있으니, 심하게 부려서 그 완고함을 더하지 말라.
154
節義傲靑雲,文章高白雲,(절의오청운,문장고백운)
若不以德性陶鎔之,終爲血氣之私 技能之末.(약불이덕성도용지,종위혈기지사 기능지말)
절의가 청운도 내려다보고, 문장이 백설보다 높을지라도,
만약 덕성으로 도야된 것이 아니라면 마침내 혈기의 사행이 되고, 기능의 말단이 될 뿐이니라.
155
謝事,當謝於正盛之時.(사사,당사어정성지시)
居身,宜居於獨後之也 (거신,의거어독후지야)
일을 사양하고 물러서는 것은 마땅히 전성의 때를 가려서 할 것이요,
몸을 두는 것은 마땅히 홀로 뒤떨어진 곳을 가려서 살지니라.
156
謹德,須謹於至微之事.(근덕,수근어지미지사)
施恩,務施於不報之人.(시은,무시어불보지인).
덕을 삼가는 것은 모름지기 지극히 미세한 것을 삼갈 것이요,
은혜를 베푸는 것은 갚지 못할 사람에게 베풀기를 힘쓸지어다.
157
交市人,不如友山翁.(교시인,불여우산옹)
謁朱門,不如親白屋.(알주문,불여친백옥)
聽街談巷語,不如聞樵歌牧詠.(청가담항어,불여문초가목영)
談今人失德過擧,不如述古人嘉言懿行.(담금인실덕과거,불여술고인가언의행)
시정사람은 사귐은 산촌의 늙은이를 벗함만 같지 못하며,
권문에 뵈임은 띠집을 친함만 같지 못하며,
거리와 동네의 뜬소문을 들음은 초부와 목동의 노래를 들음만 같니 못하며,
지금 사람의 실덕과 허물있는 행동을 말함은 옛 사람의 아름다운 말과 맑은 행실을 논함만 같지 못하다.
158
德者,事業之基.未有基不固而棟宇堅久者.(덕자,사업지기.미유기불고이동우견구자)
덕은 사업의 기초이니라. 기초가 굳지 않고서 집이 오래가는 법은 없느니라.
159
心者,後裔之根.未有根不植而枝葉榮茂者.(심자,후예지근.미유근불식이지엽영무자)
마음은 후예의 뿌리이나니, 뿌리가 심어지지 않고서 가지와 잎이 무성할 수는 없느니라.
160
前人云,{抛却自家無盡藏,沿門持鉢效貧兒}.(전인운,{포각자가무진장,연문지발효빈아}.
又云,{暴富貧兒休說夢,誰家 裡火無烟}.(우운,{폭부빈아휴설몽,수가 이화무연}.
一箴自味所有.一箴自誇所有.可爲學問切戒.(일잠자미소유.일잠자과소유.가위학문절계)
옛 사람이 말하기를 「제 집의 무진장을 버리고서 남의 집 문전을 따라 바릿대를 들고 거지를 본 뜬다.」하였고,
또 「갑자기 부자가 된 거지야! 꿈같은 이야길랑 그만두어라, 자기 부엌인들 불 때면 연기 없으랴」했다.
이는 스스로 가진 것에 대한 몽매함을 경계하고, 하나는 스스로 소유에 대해 자랑을 경계한 것이니, 학문의 절실한 경계가 되리라.
161
道是一種公衆物事,當隨人而接引.(도시일종공중물사,당수인이접인)
學是一個尋常家飯,當隨事而警.(학시일개심상가반,당수사이경)
도는 공중의 것이니 마땅히 사람에 따라 이끌어 인도할 것이요,
학문은 날마다 먹는 끼니이니 마땅히 일에 따라 경계하며 깨우쳐야 한다.
162
信人者,人未必盡誠.己則獨誠矣.(신인자,인미필진성.기칙독성의)
疑人者,人未必皆詐.己則先詐矣.(의인자,인미필개사.기칙선사의)
사람을 믿는 것은 사람이 반드시 모두 성실한 것은 아닌데도 자기만은 홀로 성실하기 때문이요,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사람이 반드시 모두 속이는 것은 아닌데도 자기가 먼저 속이기 때문이다.
163
念頭寬厚的,如春風煦育,萬物遭之而生.(염두관후적,여춘풍후육,만물조지이생)
念頭忌刻的,如朔雪陰凝,萬物遭之而死.(염두기각적,여삭설음응,만물조지이사)
생각이 너그럽고도 두터운 사람은 봄바람이 포근하게 안아 기르는 것과도 같아서 만물이 이를 만나면 살고,
생각이 편협하고 각박한 사람은 북녘 땅의 눈이 차게 얼어붙게 하는 것과도 같아서 만물이 이를 만나면 죽는다.
164
爲善,不見其益,如草裡東瓜,自應暗長.(위선,불견기익,여초이동과,자응암장).
爲惡,不見其損,如庭前春雪,當必潛消.(위악,불견기손,여정전춘설,당필잠소)
선을 행하고도 그 이익을 보지 못하는 것은 풀속의 동과 와도 같아서 모르는 중에 절로 자라나고,
악을 행하고도 그 손해를 보지 않음은 뜰 앞의 봄눈과도 같아서 반드시 남모르게 스러진다.
165
遇故舊之交,意氣要愈新.(우고구지교,의기요유신)
處隱微之事,心迹宜愈顯.(처은미지사,심적의유현)
待衰朽之人,恩禮當愈隆.(대쇠후지인,은예당유융)
옛 친구를 만나면 의기를 더욱 새롭게 하고,
은밀한 일에 처하면 마음을 더욱 분명히 하며,
물운한 사람을 대우함에 있어서는 더욱 은례를 융숭하게 하여야 한다.
166
勤者,敏於德義,而世人借勤而濟其貧.(근자,민어덕의,이세인차근이제기빈)
儉者,淡於貨利,而世人假儉以飾其吝.(검자,담어화이,이세인가검이식기인).
君子持身之符,反爲小人營私之具矣,惜哉 (군자지신지부,반위소인영사지구의,석재)
부지런함은 덕의에 민첩함이어늘 세상 사람은 부지런함을 빌어서 그 가난을 건지고,
검박은 재물의 이로움에 담박함이어늘 세상 사람은 검박을 빌어서 그 인색함을 꾸민다.
군자의 몸을 지키는 신부가 도리어 소인의 사리를 영위하는 도구가 되니, 애석하도다.
167
憑意興作爲者,隨作則隨止,豈是不退之輪? (빙의흥작위자,수작즉수지,기시불퇴지윤)?
從情識解悟者,有悟則有迷,終非常明之燈.(종정식해오자,유오즉유미,종비상명지등).
한때 뜻이 일어남을 빌어 시작한 일은 시작하자마자 곧 멈추나니, 이 어찌 물러서지 않는 수레바퀴가 되랴.
한때 감정의 의식에 좇아 얻은 깨달음은 깨닫자마자 곧 흐려지게 되나니, 결국 늘 밝아 있는 등불은 되지 못한다.
168
人之過誤,宜恕,而在己則不可恕.(인지과오,의서,이재기즉불가서)
己之困辱,當忍,而在人則不可忍.(기지곤욕,당인,이재인즉불가인)
남의 허물은 마땅히 용서해야겠지만 나의 허물은 용서해서는 안 되며,
내 곤욕은 마땅히 참아야겠지만 남에게 있는 것은 참아서는 안 된다.
169
能脫俗,便是奇.作意尙奇者,不爲奇而爲異.(능탈속,변시기.작의상기자,불위기이위이)
不合汚,便是淸.絶俗求淸者,不爲淸而爲激.(불합오,변시청.절속구청자,불위청이위격)
능히 세속을 벗어나면 이것이 바로 기인이다. 짐짓 뜻을 지어 신기함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이 되지 못하고 괴이한 사람이 된다.
세속의 더러움에 섞이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청백이다. 세속을 끊어서 청백을 구하는 것은, 청백이 되지 못하고 과격이 된다.
170
恩宜自淡而濃.先濃後淡者,人忘其惠.(은의자담이농.선농후담자,인망기혜)
威宜自嚴而寬.先寬後嚴者,人怨其酷.(위의자엄이관.선관후엄자,인원기혹)
은혜는 마땅히 옅음에서 짙음으로 나아가야 하나니, 먼저 짙고 뒤에 옅으면 사람은 그 은헤를 잊는다.
위엄은 마땅히 엄격함에서 너그러움으로 나아가야 하나니, 먼저 너그럽고 뒤에 엄하면 사람이 그 혹독함을 원망한다.
171
心虛則性現.不息心而求見性,如撥波覓月.(심허즉성현.불식심이구견성,여발파멱월)
意淨則心淸.不了意而求明心,如索鏡增塵.(의정즉심청.불요의이구명심,여색경증진)
마음이 비면 본성이 나타나나니, 마음을 뒤지 않고 본성 보기를 구함은, 물결을 헤치면서 달을 찾음과 같다.
뜻이 고요하면 마음이 밝아지나니, 뜻을 밝게 하지 않고 마음 밝기를 구함은, 거울을 찾아서 먼지를 더함과 같으니라.
172
我貴而人奉之,奉此峨冠大帶也.(아귀이인봉지,봉차아관대대야)
我賤而人侮之,侮此布衣草履也.(아천이인모지,모차포의초이야)
然則原非奉我,我胡爲喜? 原非侮我,我胡爲怒? (연즉원비봉아,아호위희? 원비모아,아호위노)?
내 몸이 귀하게 되어 남이 나를 받듦은 이 높은 관과 큰 때를 받드는 것이며,
내 몸이 천하게 되어 남이 나를 업신여김은 이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디 나를 업신여김이 아니니, 내 어찌 노여워하리요.
173
爲鼠常留飯,憐蛾不點燈.(위서상유반,연아불점등).
古人此等念頭,是吾人一點生生之機.(고인차등염두,시오인일점생생지기)
無此,便所謂{土木形骸}而已.(무차,변소위{토목형해}이이).
「쥐를 위하여 항상 밥을 남기고, 불나방을 불쌍히 여겨 등잔에 불을 켜지 않는다」고 했으니,
옛 사람의 이런 생각이야말로 우리 인간의 한 점 생생발전의 기틀인 것이다.
이것이 없으면 이른바 토목의 형해일 뿐이다.
174
心體,便是天體.(심체,변시천체)
一念之喜,景星慶雲.一念之怒,震雷暴雨.(일염지희,경성경운.일염지노,진뇌폭우)
一念之慈,和風甘露.一念之嚴,烈日秋霜.(일염지자,화풍감노.일염지엄,열일추상)
何者少得? 只要隨起隨滅,廓然無碍,便與太虛同體.(하자소득? 지요수기수멸,곽연무애,변여태허동체).
심체는 곧 천체와 같은지라,
일념의 기쁨은 반짝이는 별이며 상서로운 구름이고, 일념의 노여움은 진동하는 우레이며 쏟아지는 폭우이고,
일념의 자비는 화창한 바람이며 단 이슬이고, 일념의 엄숙함은 뜨거운 햇볕이며 가을 서리이니, 어느 것인들 없어서야 되겠는가.
다만 때에 맞추어 일어나고 사라져서 조금도 거리낌이 없어야만, 태허와 더불어 본체를 함께 하리라.
175
無事時,心易昏冥,宜寂寂而照以惺惺.(무사시,심이혼명,의적적이조이성성).
有事時,心易奔逸,宜惺惺而主以寂寂.(유사시,심이분일,의성성이주이적적).
일이 없을 때는 마음이 어두워지기 쉬우니, 마땅히 고요히 하여서 밝은 지혜로 비출 것이며,
일이 있을 때는 마음이 흩어지기 쉬우니, 마땅히 밝은 지혜로 일깨우되 고요함을 주로 해야 하느니라.
176
議事者,身在事外,宜悉利害之情.(의사자,신재사외,의실이해지정).
任事者,身居事中,當忘利害之慮.(임사자,신거사중,당망이해지여).
일을 의논하는 이는 몸을 일밖에 두어서 이해의 실정을 알아야 하고,
일을 맡은 이는 몸을 일 안에 두어서 이해의 생각을 잊어야 한다.
177
士君子處權門要路,操履要嚴明,心氣要和易.(사군자처권문요노,조이요엄명,심기요화이)
毋少隨而近腥 之黨,亦毋過激而犯蜂 之毒.(무소수이근성 지당,역무과격이범봉 지독)
선비가 권문요로에 있으면 몸가짐을 엄정·명백하게 해야 하고, 심기를 화평하게 하여야 하나니,
조금이라도 비린내나는 무리를 따라 가까이하지 말 것이며, 너무 격렬하여서 소인의 독을 범한 자도 말지니라.
178
標節義者,必以節義受謗.榜道學者,常因道學招尤.(표절의자,필이절의수방.방도학자,상인도학초우).
故君子不近惡事,亦不立善名.(고군자불근악사,역불입선명)
只渾然和氣,裳是居身之珍.(지혼연화기,상시거신지진).
절의를 표방하는 자는 반드시 절의로 인해 비난을 받고,
도학을 표방하는 자는 항상 도학으로 인하여 허물을 부른다.
그러므로 군자는 나쁜 일을 가까이하지 않고 또한 좋은 이름도 세우지 않나니,
다만 혼연한 화기만이 몸을 보전하는 보배가 되느니라.
179
遇欺詐的人,以誠心感動之,(우기사적인,이성심감동지)
遇暴戾的人,以和氣薰蒸之,(우폭여적인,이화기훈증지)
遇傾邪私曲的人,以名義氣節激勵之,(우경사사곡적인,이명의기절격여지)
天下無不入我陶冶中矣.(천하무불입아도야중의).
속이기를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성심으로 감동시키고,
포악한 사람을 만나면 화기로 훈화하며,
사악에 기울어져 사리만을 꾀하는 자를 만나면 대의명분과 기개 절조로 격려한다면
천하에 내 도야안에 들어오지 않을 자 없으리라.
180
一念慈祥,可以 釀兩間和氣.(일염자상,가이 양양간화기)
寸心潔白,可以昭垂百代淸芬.(촌심결백,가이소수백대청분)
한 생각 자상은 천지간의 화기를 빚을 것이요,
한 치 마음의 결백은 향기로운 이름을 백대에 밝게 드리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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