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삼성맨이면 만사 ok?

좋은기사 모음|2010. 11. 20. 21:55
 
조직서 시스템 뒷받침 못하면 실패 할수도

전자 관련 중견기업인 A사는 몇 해 전 삼성 임원 출신 B씨를 영입했다. 오너이자 사장인 C씨를 대신한 전문경영인이었던 셈이다. B씨의 식을 줄 모르는 일에 대한 열정, 삼성에서 몸에 익힌 시스템 등이 접목되면 회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는 게 C사장의 얘기다.

그러나 회사의 매출과 실적은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큰 성장은 이루지 못했다.

"삼성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재무라인의 엄격한 관리와 기획라인의 전략적 설계 등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경영판단만 하면 되지만, 중소업체에선 CEO의 손길이 거의 모든 곳에 필요합니다. 그 분도 관리라인이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며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사람만 덩그러니 데려다 놓은 꼴이 됐죠." C사장의 말이다. 결국 B씨는 A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잘 나가는` 삼성 출신을 영입했지만 삼성식(式) 시스템이 그 회사의 것으로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영입 회사의 조직문화가 삼성식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유연하지 못하다면 사람을 데려와도 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외부에서 CEO를 찾는 회사는 통상 위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가 많다"면서 "영입 CEO들은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강력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위기 상황을 넘길 순 있어도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데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경영이론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컨설팅 회사인 부즈앨런이 외부에서 영입된 CEO들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임기 초반에는 일을 잘하지만 후반기에는 조직을 망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삼성 출신 임원이 CEO로 있는 한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 출신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면서 "그러나 성공, 실패를 논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지나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도 삼성 출신 임원을 영입하려는 한 기업인과의 면담에서 "유능하다고 알려진 사람을 데려다 쓴다고 모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시스템, 조직문화 등) 여러 가지를 두루 살펴보고 데려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인호 기자(ino@heraldm.com)

댓글()